동반성장 꼴등 홈플러스…중기중앙회 직격탄
김기문 회장 “불황도 아닌데 동반성장 지수 꼴지…사실상 최하위”
2012-05-13 김창식 기자
동반성장 등급이 업황 수준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업황이 좋지 않은 6개 기업에는 사실상 면죄부가 주어진 반면 홈플러스의 경우 업황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최저 등급을 받아 사실상 꼴찌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반성장지수 발표에서는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6개 기업은 '우수' 등급을, 동부건설,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홈플러스, 효성, LG유플러스, STX조선해양 등 7개 기업에는 '개선' 등급을 받았다.
발표 직후 업황을 고려하지 않은 지수에 문제가 있다며 '개선' 등급을 받은 기업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업황이 좋지 못한 경우 상대적으로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에서 좋은 실적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최저등급인 '개선'을 받은 기업들은 동부건설,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대부분 불황을 겪고 있는 건설과 조선업종에 집중돼 있다.
이에 비해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성장한 홈플러스의 경우 불황을 겪고 있지 않음에도 꼴찌를 기록했다. 때문에 다른 6개 기업과 달리 실제로 동반성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줄 잇고 있다.
13일 중기중앙회도 논평을 내 "7개 기업이 비록 개선등급을 받았지만 그간 자율적으로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하는 등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을 인정한다"며 "특히 건설, 조선 등 업황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동반성장에 참여한 부분은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창립이후 유례없는 성장을 계속하면서도 최하위의 개선등급을 받은 기업은 동반성장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홈플러스를 지목한 발언이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도 지난 11일 창립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발표된 동반성장등급이 업황을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도 "업황부진에 해당되지 않는데도 최저등급을 받은 홈플러스에 대해서는 여론의 비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경쟁업체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양호' 등급을 받았지만 홈플러스는 '개선' 등급을 받아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평가에서 자금지원 부문의 가중치(40~50점)가 가장 높게 평가됐는데 테스코 같은 글로벌기업은 자금지원 보다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거래물량확보, 판로개척, 해외시장 진출 지원 등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했지만 평가에서 가중치(3~4점)가 상대적으로 낮아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고 해명했다.
홈플러스가 동반성장 최저 등급을 받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예상했던 대로'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소상공인들의 강경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업형슈퍼마켓(SSM)을 빠르게 확장한 전력이 있어 골목상권 침해기업이란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공정위는 홈플러스에 대해 협력업체에 부당하게 영업비용을 떠넘겼다는 의혹을 잡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결과에 따라 또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선 홈플러스가 정부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가 대형마트의 강제휴무 및 영업시간 규제를 추진하자 이승한(사진) 홈플러스 회장이 "겉은 시장주의를 표방하지만 잘라보면 빨갛다"며 한국 경제를 수박에 비유하며 정부를 맹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