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은행 톱 50’ 내건 하나금융지주, 먹구름만 '잔뜩'

2012-05-18     황동진 기자
 
 

금융당국, 상품권 횡령사고ㆍPF 부실운영 등 적발 중징계조치
하나은,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소유 골프장 18억 회원권 매입

[매일일보 황동진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울상이다.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글로벌 은행 톱 50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지 불과 얼마되지 않은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대규모 징계 조치를 받았는가하면, 저축은행 사태와도 미묘하게 얽혀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에 기관경고 제재를 확정하고 37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또 임원 2명에게는 각각 주의와 주의상당 처분을 내렸다. 직원들은 감봉 6명, 견책 4명, 견책상당 2명, 주의 7명, 주의상당 7명 등 총 26명이 징계를 받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3개 회사에 대해 7100억원의 신용공여 안건을 처리하면서 이사회 재적이사 1명이 불참할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전원이 참석한 것처럼 이사회 의사록을 허위로 작성했다가 적발됐다. 직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는 이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었다. 하나은행 직원 김모씨는 지난 2008년 6월부터 지난해 6월 기간 중 67개 영업점에서 은행이 판매대행하는 국민관광상품권을 명의를 도용해 외상판매하도록 하고 상품권을 본인이 전달받아 할인하는 방식으로 174억원을 횡령했다.

이 과정에서 하나은행 직원 4명은 사고자의 요청에 따라 별도의 확인절차 없이 영업점 직원들에게 외상판매 거래를 권유하고 영업점으로부터 판매권유수수료와 섭외비를 부당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67개 영업점은 상품권 외상 판매 시 구매업체로부터 상품권 납품계약서를 징구하고 외상판매개요를 작성해 해당부서에 판매승인을 신청해야 하지만 상품권 납품계약서 및 외상판매개요 서류가 없는 상태에서 판매승인을 신청하는 등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PF대출을 부당하게 취급하고 사후관리를 소홀히 한 사실도 적발됐다.

일부 지점에서 4개 차주에 대해 6건, 2268억원의 PF대출 취급시 차주의 사업부지 매수 가능성, 사업시행권 취득 여부 등에 대한 여신심사를 소홀히했고 일부 여신에 대한 사후관리를 잘못해 여신이 부실화돼 총 1506억원28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밖에 △파생상품 회계 부당처리 및 금융거래 실명확인의무 위반 △10개 영업점 예금잔액증명서 부당발급 △8개 부서 직원 21명의 고객 신용정보 723회 부당 조회 등도 적발됐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지주 홍보실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통화에서 “이번 금감원의 징계 조치는 상당부분 억울한 측면이 많다”며 “금감원에서 징계 내린 것들 대부분이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대부분 징계 조치를 내렸는데, 또다시 징계를 한 것은 일정부분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런데 하나금융지주를 울상 짓게 하는 건 또 있다. 공교롭게도 저축은행 사태와 얽혀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하나은행은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소유의 골프장 회원권을 18억여원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도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하나캐피탈이 지난해 9월 적기시정조치 유예중인 미래저축은행에 145억원을 들여 지분 9.6% 취득한 사실이 드러나 구설에 올랐는데, 추가적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지주와 미래저축은행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품는다.

이에 대해서도 하나금융지주 홍보실 관계자는 “이 역시 시점상 미묘할 뿐이지 낱개로 보면 논란이 될 만한 것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