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요금 비싼 이유중 하나 밝혀지나
강신표 서울시 의원, “스마트카드 실질 경영하는 LG CNS 탓” 주장
2013-05-22 성현 기자
강신표 서울시의원(새누리당·비례대표)은 지난달 24일 (주)한국스마트카드(KSCC)가 7만여대가 넘는 서울택시의 카드단말기를 독점 공급, 특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서울시가 (주)한국스마트카드의 막대한 독점이윤 보장을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하고 있어 특혜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시와 한국스마트카드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지닌 LG CNS는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부가가치통신망(VAN사)의 시장 진입을 허용하라”고 주장했다.
(주)한국스마트카드는 서울시가 지분 35%(약 192억원 상당)를 보유해 1대주주로 있고 LG CNS가 31.85%(약 175억원 상당)로 2대주주에 올라있다. 지난해 매출 1829억원과 영업이익 126억원, 당기순이익 120억원을 거뒀다.
특히 LG CNS는 2대주주임에도 불구, 2003년 (주)한국스마트카드 창사 당시부터 회사 자본금을 댔고, 전임 대표인 박계현씨와 현 대표이사인 최재성 사장도 LG CNS 출신 인사일 정도로 밀접한 사이다.
창사 이래 지난해 11월까지 단 한번도 행정감사를 받지 않은 이유도 서울시가 실질적인 자산을 출자하지 않았고 LG CNS가 이 회사의 실질적인 주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었다. 감사보고서에도 LG CNS가 서울시와 더불어 이 회사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기재돼 있다.
이같은 연관성 탓인지 지난해 행정감사에서는 한국스마트카드가 카드결제기 등 직접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LG CNS를 거쳐 납품해 LG CNS 측이 중간 수수료를 더 챙기게 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주)한국스마트카드는 지난 2004년 서울시와 택시카드결제서비스 중 정산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2007년부터 현재까지 서울권역에서 운행하는 법인택시 및 개인택시에 카드단말기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카드단말기의 가격은 대당 15만원 가량으로 서울시는 월 통신료 5000원과 월 관리비 1만원을 택시회사에 지원해주고 있다.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은 연간 130~150억원이다.
현재 설치된 카드단말기는 약 7만여대로 총 구입가격은 105억원에 이른다. 또 (주)한국스마트카드는 카드결제 정산수수료 0.9%를 지급받아 이 명목으로 지난해에만 88억원을 거둬들였다.
강 의원이 주장한 문제점은 서울시가 다른 업체의 정산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는 것.
강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5일자로 서울택시사업조합에 발송한 공문에서 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다른 정산사업자들의 제품을 ‘유사결제기’로 표현하고 발생하지 않은 사실 등을 이유로 (주)한국스마트카드 제품을 유지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시장 진입에 나섰던 업체의 정산수수료가 (주)한국스마트카드 대비 0.3% 낮아, 택시업체들이 연간 26억원을 절약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서울시가 카드결제기를 다른 업체 것으로 교체한 택시회사를 표적삼아 ‘전액관리제’ 위반 조사를 실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강 의원은 “택시업체들의 탄원이 시의회에 수시로 들어오고 있다”며 “특혜가 해소되면 경쟁체제가 형성돼 결과적으로 택시요금도 내려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버스나 지하철 등 한국스마트카드가 정산업무를 독점한 다른 대중교통도 포함하면 천문학적인 특혜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한국스마트카드 측 관계자는 “자사는 서울시와 함께 사업 초창기부터 카드결제율이 40%에 육박하는 현재까지 이 시장을 키워온 업체”라며 “다른 업체의 경우 기술력과 노하우가 부족할 것으로 판단되며, 또한 각종 비리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택시회사와 한국스마트카드간 정산계약 갱신을 앞두고 택시조합 출신인 강 의원이 개별 택시회사가 협상 과정에서 우위에 설 수 있도록 문제를 제기한 측면이 있다”고 강변했다.
서울시 택시정책팀 관계자는 “서울시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액관리제를 원활하게 시행하기 위해 전체 교통관리 시스템을 총괄하는 한국스마트카드와 독점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다른 업체가 들어오면 시스템 오작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LG CNS 관계자는 “한국스마트카드측에 문의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