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캐피탈, 미래저축은행 상대 소송…지주사도 모르게 진행 왜?
2013-05-24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하나캐피탈이 압수수색을 당하기 직전 미래저축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4일 법조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은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김찬경(55) 미래저축은행회장의 동생 김모씨와 미래저축은행을 상대로 “근저당권 채무자를 미래저축은행에서 김 회장 등 주주 5명으로 변경해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하나캐피탈은 앞서 지난해 9월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145억원을 투자하며 그림 5점, 김 회장의 동생 소유 서초동 토지 등을 담보로 잡았으나, 채무자가 미래저축은행으로 돼 있어 채무자와 투자금 반환 채무자가 다른 상황에 놓이게 됐다.이에 하나캐피탈은 미래저축은행이 아닌 연대보증인 김 회장을 채무자로 설정해 채권 회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런데 일각에서는 하나캐피탈의 이번 소송에 의구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상증자에 참여한지 이미 8개월이 지난데다가 최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이 미래저축은행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와중에 갑작스레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하나캐피탈이 미래저축은행에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자신들을 ‘피해자’로 부각시켜 특혜의혹을 따돌리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이와 관련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소송 제기 사실을)우리도 이제 막 알게 돼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한편,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지난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울 서초동 하나캐피탈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투입,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 참여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합수단은 하나캐피탈이 퇴출설이 무성했던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과정이 타당했는지 여부를 비롯해 김찬경 회장 소유 골프장 회원권 18억 원어치를 하나금융그룹에서 구입한 경위와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 김승유 전 회장이 연루됐는지 여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