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이은 ‘누전’ 한경희스팀청소기, 결국 철퇴

2013-05-24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최근 화장품시장에 야심차게 진출한 한경희생활과학(대표 한경희)이 ‘스팀청소기’ 때문에 또다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소비자원이 한경희생활과학의 주력 제품인 스팀청소기의 잦은 누전 사고에 대해 소비자안전주의보를 권고했지만 이제서야 뒷수습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최근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와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한경희생활과학의 스팀청소기와 관련한 위해사례는 총 63건이며, 이 중 청소기 본체의 누전 사례는 41건으로 절반 이상에 해당하며, 대부분 저수지 스팀청소기에서 발생했다.

피해를 입은 주부 정모씨는 사용 중 정전이 돼 누전차단기를 올리고 청소를 계속했지만 얼마 안 돼 청소기가 '펑' 소리와 함께 터졌다. 회사 측에 문의했지만 무상 수리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결국 유상수리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청소기에서 불이 나 방바닥에 불이 번지기도 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전기용품의 누전은 제품 고장뿐만 아니라 감전, 화재, 정전으로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경희생활과학은 이제서야 자사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게재하고 2006년 이후 제조된 HS-2000, 3000, 5000, 6000, 7000, 8000계열 모델 약 50만대의 누전 관련 안전점검 및 무상수리를 자발적으로 하기로 했다.

한경희생활과학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통화에서 “사실상 당사에서 출시된 제품은 크게 저수지 타입과 순간 가열식 타입 2가지”라며 “현재 누전이 우려 되는 제품이 ‘저수지’ 타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품을 오래 사용하다보면 제품 안에 찌꺼기가 끼거나 혹은 과다한 충격에 의해서 누전이 생길 우려가 있다”면서 “특히 최근 문제가 생긴 제품은 5년 전 팔린 제품으로 이미 3년 전 단종 된 제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한경희생활과학의 태도에 분노한다. 사실 한경희스팀청소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누전 사고와 관련한 민원은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로 비일 비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경희생활과학은 그동안 이런 소비자들의 민원에 귀를 막고, 눈을 감아 버렸고 소비자원의 권고 조치에도 뒤늦게 뒷수습에 나서는 등 여전히 소비자를 기만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한경희생활과학은 지난 2008년에도 자사 스팀청소기에서 중금속 등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생활가전제품의 멜라민 파동’으로 불리며 상당한 파문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