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비위 까맣게 몰랐던 우리은행, 관리감독 시스템 ‘구멍’
2013-06-01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우리은행의 직원이 수년간 외부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오다 사정당국에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이런 가운데 정작 우리은행은 오랜 기간 자행돼 온 내부 직원의 비위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관리감독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1일 관련업계 및 검찰 등에 따르면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지난 4월 우리은행 총무부 김모 차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김 차장은 2008년부터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광고업체 6곳으로부터 우리은행 본점과 지점 간판설치 등의 공사를 맡기는 대가로 5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4년간 진행돼온 범죄를 우리은행이 전혀 모르고 있다가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며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섰다는 점이다. 우리은행 검사실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체감사에서 적발된 것이 아니라 검찰이 수사를 하면서 (비위 사실을)알게 됐다”며 “검찰이 어떻게 해당 직원의 비위를 적발하고 수사를 진행했는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이어 “현재 해당 직원은 면직 조치됐고, 자세한 사안은 향후 조사와 재판 등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일도 잘하고 성실한 직원으로 알려져 왔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이처럼 허술한 감독 실태가 드러나면서 우리은행의 관리감독 시스템의 허점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이 파이시티 게이트에 연루된 것을 비롯해 최근 들어 직원들의 비위 등으로 연달아 구설에 오르는 점을 두고 내부적으로 도덕불감증이나 기강해이가 만연해진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물론 직원 개인이 작정하고 저지르는 범죄를 일일이 원천차단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민영화를 앞둔 시점에서 대외적인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한편, 금융당국은 최근 들어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오는 8~9월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겠다는 것. 하지만 노조의 반발을 비롯해 각종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민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