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베스트코, 이번엔 수원 유통상인들과 마찰

2012-06-08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대상그룹의 식자재유통업 사업이 이번엔 수원 지역의 유통상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간 중소유통상인들의 밥그릇을 위협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대상㈜의 식자재유통 자회사 대상베스트코가 지난달 26일 수원 지역에 개장한 식자재유통 매장을 두고 이 지역 상인들이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일 수원유통연합회와 수원경실련 등으로 구성된 ‘대상㈜ 청정원 식자재 도매업 진출 저지 수원대책위원회’는 5일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대상베스트코 매장에서 저지대회를 열고 “대상㈜은 도매납품사업을 당장 철수하라”고 촉구했다.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우만동에 들어선 대상베스트코는 머지않아 2㎞ 밖에 위치한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은 물론 수원시 전역의 도매납품업을 초토화시키고 지역 유통을 장악한 뒤에는 소매업을 상대로 본격적인 탐욕을 드러낼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앞서 대상은 지난 2010년 2월 식자재유통업을 목적으로 ‘다물에프에스’라는 자회사를 설립, 지난해 10월 ‘대상베스트코’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회상은 대상이 지분 70%를 갖고 있다.대상베스트코는 설립 이후 현재까지 전국의 주요 식자재상 20여개를 인수했는데, ‘대상’이라는 이름을 뺀 채 기존 중소업체들이 사용하던 상호를 그대로 사용해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에 대한 비난여론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특히 대상베스트코는 정관상 사업 목적에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스포츠 레져시설 운영업 등 도매 유통과는 무관한 내용이 담겨 있어, 향후 대형마트로 변경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이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대상베스트코의 식자재 유통사업을 반대하는 지역 상인들의 시위와 농성이 이어졌고, 인천지역에서는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못 이겨 아예 철수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상베스트코는 지역 상인들과 대화를 통해 강원도 원주와 경남 진주에서 상생협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도 잠시, ‘상생 발판’을 마련해가던 와중에 이번엔 또 다른 지역에서 상인들의 반발을 사게 된 것이다.이와 관련 대상베스트코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대상베스트코의 식자재유통업은 비투비(B2B, 기업-기업 간 거래)사업으로, 일부 상인들이 우려하는 비투씨(B2C, 기업-소비자 간 거래) 사업 형태인 ‘대형마트’와 전혀 성격이 다르다”며 “이런 점을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현재 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이어 “대상베스트코는 중소상인들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것이 아니라 외식업체들에게 성공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회사”며 “식자재유통 진출 역시 ‘외식업체들이 살아야 우리도 산다’는 인식을 갖고 그들의 성공파트너가 되기 위한 취지로 시작한 것인데, 이런 진정성을 상인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는 “대기업이 진출한다고 해서 무조건 반감을 갖는 것 보다는 객관적으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며 “얼마 전 우리와 상생협약을 맺었던 원주와 진주에서처럼, 다른 지역의 상인들도 시간이 흐르면 우리의 진정성을 알아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