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카센터를 운영?
2012-06-29 황동진 기자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0년 회사 내 자동차사업영업부서가 맡고 있던 자동차경정비 및 검사대행 사업을 회사 임직원들이 출자하여 만든 롯데칠성음료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에 사업양수도계약을 맺고 넘겼다.
신협은 현재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5가 109번지 외 9필지의 롯데칠성음료 소유 부지 및 건물을 롯데칠성음료와 임대차계약을 맺고 ‘1급 종합자동차정비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남 양산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지금 현재 롯데는 자동차정비사업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의아스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비영리법인’인 롯데칠성신협이 조합원 외에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동차경정비사업을 영위할 수 있느냐는 것과 양평동 공장 간판에는 버젓이 롯데의 로고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충분한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또, 롯데칠성음료는 소유 부지 사용에 대해 신협으로부터 임대료를 받고, 반대로 신협은 회사가 보유한 수천대의 차량 정비 대가로 수익을 올리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특이한 구조로 여겨질 수 있다. 신협에 대한 특혜 지원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롯데칠성음료는 2년 전 신협에 자동차사업부를 넘겼음에도 여전히 회사 정관에는 자동차 경정비사업을 삭제하지 않고 있는 점도 의아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영등포에서 조그만 경정비업체를 운영하는 A모씨는 “최근 SK,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자동차경정비 시장에까지 진출해 영세경정비업체들은 생존의 기로에 놓여있다”며 “롯데도 자동차정비사업을 하고 있는데, 대기업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단 A씨의 하소연에서 틀린 부분이 있다면 ‘롯데가 자동차정비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A씨의 오해는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양평동 정비공장에는 버젓이 대형 간판에 롯데 로고가 선명히 박혀있었고,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버스에도 ‘롯데칠성종합정비공장’이 홍보되고 있었다.
어느 누가 봐도 롯데가 자동차정비공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 홍보실 관계자에 따르면 “2010년 신협에 자동차정비사업부를 넘겼는데, 롯데 로고 사용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리라고는 당시로서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당시 회사는 본연의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비주류 사업부분을 처분하려고 했고, 신협과 이해타산이 맞아 사업양수도 계약을 맺고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정비공장은 회사가 보유한 수천대의 운송차량을 정비하기 위해 존재했던 것이어서 (롯데 로고 사용이)문제가 되리라고 본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협은 현대차의 정비 프랜차이즈인 블루핸즈와 제휴 협상 중에 있다. 그런데 여기서도 과연 신협은 신용협동조합법 및 시행령 등 관련법에 의해 자동차정비사업을 영위할 수 있으며, 또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느냐는 점도 관건이다.
신협 관계자에 따르면 “2010년 회사로부터 양도 받았을 때 조합이 자동차정비사업을 영위할 수 있느냐에 대하여서는 신용협동조합중앙회에 자문을 구했고, 신용협동조합법 등에 복지사업의 일환으로 볼 수있다고 하여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며 “회사가 보유한 수천대의 차량 정비를 통해 발생하는 수입으로 조합 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으며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일반 차량 정비를 확대하기 위하여 현대차 블루핸즈와 협상이 진행 중인데, 법률적으로 위배되는지는 다시 한번 검토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또한 “양평동 공장 간판도 일반인들의 오해가 없도록 교체를 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