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노조 민노총 탈퇴 찬반투표 개입 논란

2013-07-04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회사의 노동조합을 민주노총에서 탈퇴시키기 위해 임시조직을 내세워 임금인상안투표로 가장한 민노총 탈퇴 찬반투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지난달 25일부터 이틀 간 기존 노조의 일부 대의원이 따로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 주도로 임금인상안에 관한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율은 95%, 그 중 찬성이 61% 나와 인상안은 가결됐는데, 문제는 투표안건에 임금합의안 외에도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내용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아울러 이번 투표 시행을 노조가 아닌 임시조직인 비대위가 진행했고, 롯데손보는 노조가 아닌 비대위와 임단협 교섭을 했다는 점에서 사측이 애초부터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를 목적으로 회사와 의견이 맞는 어용노조를 내세워 부정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손보 측은 이번 일은 회사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노조 내부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입장이다.롯데손보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기존 노조 집행부의 운영방식에 반발한 일부 조합원들이 따로 조직을 만들어 사측에 교섭을 청구했었다”라면서 “자문을 구한 결과 비록 임시조직이라도 이들의 교섭을 거부하면 향후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답변을 얻어 협상을 진행했는데, 기존 노조가 이미 협상이 끝난 이후에야 ‘비대위와의 협상은 무효’라며 다시 교섭을 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이어 “결국 이번 일은 노-사간의 갈등이 아닌 노-노 간의 갈등에서 불거진 것”이라며 “사측은 중립적인 입장에 있을 뿐,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지도 않았고, 그들의 일에 개입하지 않았다”라고 선을 그었다.한편, 롯데손보 노조는 지난 3일 회사와 비대위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침해금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