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일하다가 자살…한국 할아버지들의 고달픈 삶
2012-07-06 김경탁 기자
빈곤 인구가 많아서인지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고령측의 비중도 OECD 평균인 12.7%보다 높은 29.5%로 나타났는데, 특히 지난해 OECD 주요 국가 중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청년층(25.5%)보다 높은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OECD 국가 경제활동 참가율 평균은 청년층 47.2%, 고령층 12.7%로 청년층이 34.5%p 높다. 성별로 보면 우리나라 고령층 경제활동 참가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18.8%p 높았다. 우리나라 고령층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0.6%로 OECD 국가의 평균인 18.0%에 비해 22.6%p 높았다. 고령층 여성의 경우 21.8%로 OECD 국가 평균인 8.7%에 비해 13.1%p 높아 남녀 모두 OECD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한국 남성과 여성의 격차는 18.8%p로 OECD 34개 국가 중 3번째로 격차가 큰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큰 국가는 칠레(23.3%p), 멕시코(27.7%p) 등이다. 격차가 작은 국가는 에스토니아(1.5%p), 프랑스(1.3%p), 스웨덴(1.0%p) 등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청년층에 비해 높은 유일한 국가”라며 “청년층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은 것은 높은 대학 진학률, 국방의 의무로 인한 특수성, 일자리 부족 등 다양한 이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이어 “청년층의 낮은 경제활동 참가율은 청년층이 부모 세대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는 현상으로 나타난다”며 “노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빈곤상태의 고령자가 늘어나는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빈곤한 가운데 사회 안전망도 미비해 경제활동에 내몰리다보니 자살하는 사람의 숫자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자살률 자체가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남성 고령자 자살률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남성 39.3명, 여성 19.7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OECD 국가의 평균 자살률은 남성 18.1명, 여성 5.1명으로, 우리나라는 남녀 모두 OECD 평균보다 현저하게 높은 자살률을 나타냈다. 특히 한국 남성의 자살률은 OECD 평균보다 2.2배, 여성은 3.8배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남성의 경우 60~64세 72.0명, 65~69세 93.0명, 80세 이상 222.7명 등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살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는데, 특히 60세 이상부터 급속하게 자살률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여성은 25~29세부터 60~64세까지 비슷한 자살률을 보이다 남성과 마찬가지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65~69세 31.7명, 70~74세 40.2명, 80세 이상 83.1명으로 증가했다. 즉 남녀 모두 60대에 접어든 후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살률이 급속하게 증가하지만, 고령 남성에게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자살이 한국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고령자의 높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고령자의 안정적인 삶과 정신건강을 위한 정책 및 제도적 지원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