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사' 대웅제약, 외식사업 진출 왜?

건강 잡고 먹거리까지?

2013-07-13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제약업계 2위의 대웅제약(회장 윤영환)이 외식사업에 진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자회사인 알피코프(대표 김지형)를 통해 회사 별관 1층에서 음료, 주류, 식품 등을 판매하는 레스토랑 형태의 카페를 운영 중에 있다. 대웅제약은 사내직원들과 방문객을 위한 복지 차원에서 카페를 설립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미 2007년 중순 경 알피코프의 전신인 알앤피코리아의 정관상 목적에 외식업과 관련된 조항들이 추가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장기적으로 외식사업을 준비해 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알피코프는 다른 지역에 단순한 사원복지에 그치지 않는 상업적인 형태의 카페를 운영 중에 있어, 향후 그룹 차원에서 외식사업을 확대할지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웅제약, 자회사 알피코프 통해 음식·주류·음료 등 판매하는 카페 운영

업계일각 “제약업계 불황 타계 위한 목적”…향후 사업 확대 여부 관심

 간장약의 대명사 ‘우루사’를 제조·판매하는 대웅제약이 레스토랑형 카페를 운영 중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자회사인 알피코프의 외식사업부를 통해 서울 지역에 카페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알피코프는 대웅제약의 계열사인 알앤피코리아가 올해 2월 대웅상사를 흡수·합병하면서 탄생한 법인이다.

외식사업 진출한 대웅제약

알피코프가 운영 중인 카페들은 상호만 놓고 보면 언뜻 일반적인 ‘카페’로 착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커피 등의 음료 외에도 스테이크, 파스타 등의 식품과 와인 등의 주류를 함께 판매하고 있어 사실상 레스토랑의 성격을 띄고 있다.이 중 한 곳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 별관 1층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8월 오픈한 이 카페의 이름은 ‘Win카페’로,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되며 각종 음식과 주류, 음료 등을 판매하고 있다. Win카페는 대웅제약이 회사 임직원들과 내방객들의 복지를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때문인지 이곳에서 판매되는 각 음료제품의 가격은 일반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윤영환 대웅제약 회장의 3남 윤재승 대웅제약 부회장도 이곳을 자주 찾는 것으로 전해진다. 알피코프가 운영하는 또 다른 카페인 ‘카페M’은 대웅제약 본사에서 도보로 20여분 가량 떨어진 대치동에 위치해 있다.그런데 카페M은 Win카페 보다 훨씬 상업적인 목적으로 외부에 개방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일례로 카페M은 정식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이곳에서 판매되는 각종 음식과 주류의 종류를 소개하고 있으며, 단체 예약도 가능하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내부에 공연시설을 구비해 정해진 일정에 따라 라이브 공연을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마니아들 사이에 이미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사업, 대체 왜?

이처럼 대웅제약이 외식사업에 뛰어든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진출 배경에 대해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선 그 이유를 현재 제약업계가 처한 불황에서 찾고 있는데, 2000년대 말 들어 정부의 리베이트 금지 압박과 잇단 약가인하 등으로 제약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웅제약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도 전체 제약사들의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단 두 개의 카페만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대웅제약이 외식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천천히 수익성 모델을 검증해보는 단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는 시각이다.더욱이 대웅제약의 외식사업 움직임은 지난 2007년 말부터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던 것이다. 현재 Win카페와 카페M을 운영 중인 알피코프는 원래 의약품 제조, 판매, 연질캡슐과 의약품의 연구개발 및 관련 용역의 제공을 목적으로 지난 1983년 ‘한국알피쉐러’란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이다.그러던 중 지난 2002년 알앤피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한 뒤 2007년8월 정관상 목적에 음식점업과 주류판매업, 공연장 설치 및 운영관리업 등을 새롭게 추가했다. 장기적으로 외식업을 준비해 왔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향후 사업 확대 할까?

이런 가운데 알앤피코리아가 올해 초 대웅상사를 흡수·합병에 규모를 키운 것도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지난 2월 알앤피코리아는 대웅상사를 흡수·합병 하면서 사명을 지금의 알피코프로 바꿨는데, 대표이사는 지주회사인 대웅의 김지형 부사장이 맡고 있다. 더욱이 이번 흡수·합병을 통해 알피코프는 기존 알앤피코리아 자본금 28억7000만원의 두배에 달하는 55억9791만원의 회사로 몸집을 불리게 됐다. 이처럼 회사가 올해 초 갑작스러운 합병으로 규모를 크게 키운 것과 지주사의 임원이 알피코프의 대표이사를 겸하게 된 점을 두고, 일각에선 향후 대웅제약이 본격적으로 외식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이와 관련 <매일일보>은 대웅제약의 답변을 듣기 위해 수십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질 않았다.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알앤피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의 지분 80%는 대웅제약의 지주회사인 (주)대웅이, 나머지 20%는 윤영환 회장의 차남인 윤재훈 대웅제약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알피코프로 변경된 이후의 지분 보유 비율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