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절반, 감원불안에 ‘덜덜덜’

48.8%, ‘최근 감원 불안감 커졌다’ …고연령∙기혼∙비정규직∙고학력일수록 불안감↑

2009-10-27     류세나 기자
[매일일보=류세나 기자]금융위기로 인한 실물 경기 침체와 글로벌 기업들의 감원 등의 소식이 들려오면서 요즘 직장 가는 때 이른 한파가 불어 닥치는 분위기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와 리서치 전문기관 엠브레인이 직장인 1천 648명을 대상으로 ‘최근 감원 불안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8.8%(805명)가 최근 감원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고 응답했다고 27일 밝혔다. 절반에 가까운 직장인이 감원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 구체적으로 살펴본 결과, 여성(44.5%)보다는 남성(52.1%)이, 미혼(38.9%)보다는 기혼(54.7%)이, 정규직(47.2%)보다 비정규직(54.6%)이 더 컸다. 또 연령별로는 40~50대 중장년층, 학력별로는 대졸이상의 고학력층, 기업형태로는 외국계나 중소기업보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업종별로는 유통무역, 석유화학, 건설 업종, 직종별로는 유통·물류·무역과 서비스 종사자가 불안감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감원 불안감이 커진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 경영상태나 실적이 좋지 않아서(40.7%)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40.0%)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어 ▶직급, 연령, 고용형태, 결혼 등의 개인 여건이 불리해서(20.6%) ▶ 담당 부서/팀의 사업 여건이나 실적이 좋지 않아서(11.2%) ▶ 주변 회사의 감원 소식(11.1%) ▶기타(1.2%) 순이었다. 문제는 감원에 대한 불안감이 막연한 것만은 아니라는 데 있다. 직장인 1천 648명에게 ‘재직중인 회사가 감원을 하고 있거나, 할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가’ 물었더니 42.7%(703명)가 ‘그렇다’고 답한 것. 기업형태별로는 대기업(51.4%), 공기업(48.9%), 중견기업(45.3%), 외국계기업(41.0%), 중소기업(39.5%) 순으로 나타나, 중소기업보다 오히려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감원 한파가 더 센 모습이다. 막연한 감원 공포가 아니라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직장인이 상당수라는 것. 현재 감원을 진행하거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기업 재직자는 79.5%가 감원 불안감이 커졌다고 응답했으며, 그렇지 않은 기업의 재직자도 26.0%가량 감원 불안감이 커졌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이 감원에 대한 불안감으로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직이나 창업에 대한 정보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53.3%)를 가장 많이 꼽았다. 감원 이후의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이밖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별도의 자기계발 노력을 하고 있다(32.3%) ▶업무 시간이 길어졌다(22.9%) ▶상사와의 친분을 위한 만남이 잦아졌다(7.0%) ▶회의 발언이 많아졌다(6.6%) ▶기타(1.4%)등이 나왔다. 감원의 대상이 된다면, 재취업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는 73.0%가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93.4%)>40대(81.8%)>30대(65.4%)>20대(54.2%)순이었고, 학력별로는 고졸이하(84.4%)>대졸(71.5%)>전문대졸(70.4%)>석박사 이상(62.5%)순으로 고연령, 저학력층이 재취업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었다. 만약 기업여건이 나빠져 감원과 연봉삭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직장인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연봉삭감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52.9%, ▶감원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2.3%로 나타났는데 ▶모르겠다는 의견도 24.8%나 돼 쉽지 않은 선택임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당장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보다 재취업이 되지 않아 실직 기간이 장기화될 것에 대한 불안이 더 클 것”이라면서 “주변 상황에 지나치게 동요되기 보다는 현재 업무에 충실하면서 장기적인 커리어설계를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