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이하엔 대출금지? 시중은행들 제정신인가…
대출자 신용도와 관계없이 높이 책정, 부당 이득 적발
2013-07-23 신재호 기자
[매일일보]일부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 결정 요소의 하나인 지점장 전결 가산 금리를 대출자의 신용도와 관계없이 높이 책정, 부당 이득을 취해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특히 학력을 신용평가 기준의 하나로 활용하는 등 부당한 학력차별 관행으로 ‘고졸’이하 대출자에게 대출을 거절하거나, 높은 이자를 물린 은행도 있었다.감사원은 지난 1∼2월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의 은행·보험 등 권역별 금융 감독실태 전반을 점검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감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A은행은 만기를 연장할 때 대출자들의 신용도가 높아져 가산 금리를 낮춰야 하는 경우에도 기존 대출금리 수준을 유지했다.B은행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를 피하기 위해 소액대출에 대해 가산금리(1%)를 신설하고, 정책 마진 항목 금리를 0.5%에서 최대 1.20%로 인상했다가 덜미를 잡혔다.대출자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 ‘직업’이나 ‘급여’ 외에 ‘학력’을 기준으로 삼는 등 학력을 차별한 은행도 있었다.C은행은 ‘고졸 이하’에 대해서는 13점을, 석.박사는 54점을 각각 신용평가 점수로 부여했고, 이에 따라 저학력자는 이자를 더 부담하거나, 대출이 거절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연체금 상환 정보를 전국은행연합회에 늦게 제출(7,648건)하거나, 아예 보고하지 않아(85건) 신용등급에 불이익을 초래한 사례들도 무더기로 적발됐다.이들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변동금리 상품의 가산금리를 이런 식으로 높이 부과, 부당이득을 취했다.감사원은 이러한 가산금리 인상으로 저금리 정책의 혜택이 가계와 기업에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금융당국의 감독 개선을 요구했다.감사원은 "한국은행의 저금리 정책에도 불구, 은행의 불합리한 가산금리 인상으로 인해 가계․기업의 이자부담 감경 효과가 감소됐다"고 감독 개선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저신용자들에 대한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카드 발급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감사원은 채무상환능력이 없다고 추정되는 사람이나, 심지어 사망자에게도 신규카드를 갱신발급한 사례를 무더기로 적발했다.감사원은 이처럼 잠재 부실 위험이 높은 대출성 카드자산 규모가 총 대출성 카드자산(32조1000억원)의 33%에 달하는 10조6000억원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감사원은 특히 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카드 대출은 고금리로 인해 부실위험이 높은데도 금융당국이 카드 돌려막기 등 과도한 카드대출 방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이밖에 보험 감독 분야의 경우 보험회사에서 변액보험 자산운용은 외부에 위탁하고 평균 4.7명의 관리 인력만 두고 수수료율을 높게 책정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