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 '기름유출' 태안 앞바다에 2조원대 사업 추진

회사측 "보상은 삼성중공업이 할 일, 우리와는 무관" 오리발

2012-07-24     김민 기자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피해 주민들에 보상금 명목으로 1000억원의 사회발전기금 지원을 약속했던 삼성이 사고 발생 4년이 넘도록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서도 인근에 2조원에 이르는 수익사업을 추진해 지역이 시끄럽다.

주민들은 삼성 측이 보상에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한 것도 모자라 제2의 유출 사고가 우려되는데도 단 한 차례의 주민 설명회 없이 사업을 강행한다며 항의 집회에 나설 계획이다.24일자 <조세금융일보> 보도에 따르면 석유화학기업인 삼성토탈은 지난해 말 열었던 이사회를 통해 현재 연간 60만톤의 파라자일렌(Para Xylene: PX)를 생산할 수 있는 충남 서산 대곡 공장을 2014년까지 160만톤 규모로 증축 할 계획을 세웠다.지난달 19일 부로 관련 인허가 절차를 마친 상황이다. 증설에 투입되는 비용은 무려 2조원으로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7월 같은 규모의 PX공장을 완공,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춘데 따른 것이다.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이 계획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다음달 8일부터 릴레이 항의집회를 갖겠다는 입장이다.이유는 태안 기름유출 사고 보상 약속 불이행과 무성의한 태도. 삼성그룹은 지난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고지역에 1000억원의 사회발전기금을 내기로 약속했다.원유 유출로 인근 바다와 갯벌 8000Ha가 기름으로 뒤덮혀 3조4000억원 상당의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는 등 어민들의 생계가 곤란해진 것을 보상하겠다는 취지였다.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24일 박종권 서해안유류피해민총연합회 서산지부장은 “약속한 보상금을 4년 넘게 내지 않고 있는 삼성이 수익사업인 PX공장 증축에 나섰다”며 “지난해 12월 삼성그룹 사옥 앞에서 가진 집회 이후 삼성 측은 월 1회의 보상 협의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3월까지 단 3번만 참여했다”고 비판했다.주민들은 삼성토탈의 태도에도 불만도 갖고 있다. 대규모 공장 증축인만큼 주민 설명회나 사업 안내가 필수적이지만 제대로 된 공지조차 없었다는 것이다.주민들은 또 제2의 기름유출 사고를 우려하고 있다.문승일 서해안유류피해민총연합회 사무국장은 “삼성토탈 대곡 공장의 연간 입항 건수가 6000건에 달하고 유출사고 이후 7%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도 대곡항의 수심이 낮아 도선사들이 입항을 꺼려하는 실정인데 입항 횟수가 늘어나면 사고 발생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문 사무국장은 이어 “(유출사고) 가해자 삼성에 대한 지역의 반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삼성토탈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주민들을 우롱한 것이며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이에 대해 삼성토탈 관계자는 “보상은 삼성중공업이나 그룹에서 맡은 사안으로 삼성토탈과 무관하다”며 “지역의 다른 쪽에서는 삼성토탈에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말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