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 은행에서 대출 받을 수 있게 된다...동산담보대출 시행

2013-08-07 박동준 기자

소·쌀 같은 농수축산물, 재고자산 등 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상품이 은행권에서 출시된다.금융감독원은 7일 브리핑을 통해 8일부터 국내 은행들이 중소기업 소유의 동산을 담보로 대출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동산담보대출 상품 출시 배경은 지난 6월부터 시행된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동산도 부동산처럼 법원 등기소에 담보등기를 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금감원은 이번 법률 시행에 맞춰 작년 연말 은행권과 논의해 상품 출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지난 2월부터는 은행연합회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를 신설해 준비해왔다.은행권은 동산담보대출상품에 대해 올해 말까지 최소 2000억원 이상을 판매액으로 설정했다. 동산 담보등기가 지원이 안되던 지난 5월말까지 은행권이 취급한 동산담보대출이 759억원인 것을 감안할 때 올해 판매예상액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은행들은 제도가 아직 시장에 정착되지 않은 시행 초기에는 비교적 감정평가가 용이한 동산인 공작기계, 원자재, 농축산물 등을 대상으로 대출을 실시한 뒤 점차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우선 농협, 수협, 광주 등 3개 은행은 유형자산, 재고자산, 농수축산물,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4종의 상품을 출시하고 나머지 은행들은 농수축산물을 제외한 유형자산, 재고자산, 매출채권을 담보로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금감원은 이번 동산담보 대출금리 수준에 대해 신용대출금리보다 평균 0.8%P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들은 동산담보 제공 기업에게 부동산담보와 신용대출한도 이외에 별도의 동산담보대출한도를 부여할 예정이다.시행 초기를 감안해 동산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 부동산 담보대출 취급대상 신용등급보다 평균 1등급 정도 높고 업력이 3년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제한적 실시될 예정이다.이번 동산대출 실시에 대해 금감원은 중소기업과 은행은 물론이고 새로운 제도 시행으로 관련 시장의 활성화 등 모두가 윈윈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금감원 기업금융개선팀 이성재 팀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자금사정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이 확보되고 신용보강에 따른 금리감면 효과도 기대된다”고 예상했다.이어 이 팀장은 “은행은 부동산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들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인 대출을 취급할 수 있다”며 “담보권을 설정한 동산이 적격담보로 인정돼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 역시 줄어들어 은행의 여신 건전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현행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비적격담보는 50~100%의 충당금을 쌓아야했지만 적격담보는 20%만 적립하면 돼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부담이 덜어지게 된다.금감원은 이번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각 은행 본점에 ‘동산담보대출 전용 상담센터’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매월 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취급동향을 점검할 계획이다.매월 점검을 통해 금감원은 은행권으로 하여금 표준화된 상품 뿐 아니라 기업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금감원은 이번 동산대출상품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와 협력해 현행 온라인 경매시스템을 개선하고 은행 공동의 담보물 관리시스템 설립 등을 추진하면서 제도가 시장에 정착되면 제2금융권으로도 확산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