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자살’ 파문 한국거래소, '방만 경영'까지 도마 올라

2013-08-21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업무과정에서 알게된 공시정보를 사전에 유출한 혐의를 받던 직원이 자살한 사건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르고 있는 한국거래소가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21일 거래소 및 경기 일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거래소 소속 직원 이모(51)씨의 시신이 김포시 누산포구 한강변에서 발견됐다.경찰은 이씨의 시신에 타살흔적이 없고, 코스닥 상장 기업의 공시 정보를 사전에 유출한 혐의로 지난 16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된 점 등을 미뤄 이씨가 수사를 앞두고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씨는 업무 과정에서 인수·합병, 투자 유치 등 공시 정보가 전자공시시스템에 발표되기 직전 공시 내용을 미리 알 수 있었고, 이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거래소의 방만경영이 현재의 사태를 낳은 것이라고 분석한다.그도 그럴 것이 거래소 직원의 비리가 적발된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6월에는 한국거래소 소속 직원 3명이 상장법인 공시책임자 연찬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정 여행사에 용역을 주고 그 대가로 21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아울러 지난 2010년에도 거래소 직원들의 고액 연봉과 전 직원 법인카드 사용, 특별휴가 남용, 과도한 직원복지비와 유흥비, 낙하산 인사 등이 국감의 도마 위에 올라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직원의 비리 혐의가 자살 사건으로 이어지게 되자 거래소는 현재 실무부서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논의 중에 있다.거래소 코스닥본부 관계자는 “공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직원수 감축과 대부분의 공시를 사전검토 없이 즉각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