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무학·대선 부당 경쟁행위 제재 조치

[매일일보] 부산경남의 소주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여온 무학과 대선에 공정위가 양쪽 모두에게 시정조치를 통보, 불필요한 비방전 지양과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결정을 내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주 암반수 함유량 및 첨가물 효능에 대해 거짓·과장의 표시·광고행위를 한 무학에 대해 시정조치와 함께 과징금 6800만원을 부과하고 대선에는 시정조치를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공정위는 무학과 대선이 부산지역 시장을 놓고 치열한 시장다툼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무학이 대선의 BCAA 첨가물 효능에 대해 대선이 무학의 지리산 천연암반수 등에 대해 부당 표시·광고로 신고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공정위는무학의 '지리산 천연암반수 소주 '좋은데이'의 거짓·과장성 여부 조사결과 2010~2011년 창원공장은 '좋은데이' 2억3607만6000병 중 2010년 6개월분 3314만4000병엔 병당 암반수 100%, 나머지 18개월분 2억293만2000 병에는 병당 13.4%~95.8% 수준의 암반수가 희석됐다고 밝혔다.

울산공장의 경우 좋은데이 소주 출고분 1억2993만8000병 중 2010년 9개월 및 2011년 6개월 등 2년간의 15개월분 7433만000병에는 암반수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나머지 9개월분 5560만3000병에는 병당 2.6%~35.4% 수준의 암반수가 희석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무학 제조공정 및 암반수 공급업체인 지리산산청샘물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월별 암반수 매입량, 좋은데이 소주 반제품 운반량 등을 종합·분석해 입증한 것으로 무학도 이 같은 내용이 사실임을 인정, 암반수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경우 사실과 다른 표시·광고행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또 암반수가 일부 들어간 경우에도 상당한 함유량 편차 등을 볼 때 소주 병당 최소한 일정량의 암반수가 들어있을 것으로 보는 소비자의 일반적 인식에 반하는 것이므로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린 표시·광고행위에 해당된다고 덧붙혔다.

이에 대해 무학 관계자는 "이는 지난해 발생한 일로 이미 자진시정을 통해 지리산 산청 암반수 함유율30%를 지키고 있으며 소비자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제공을 위해 업계 최초로 상표에 암반수 함유 비율을 다음달 출시 물량에 적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 대선주조의 '체지방감소효과가 있는 BCAA 첨가'의 거짓·과장성 여부 조사결과 대선은 국내외 3편의 논문에 게재된 BCAA의 체지방감소 효과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BCAA의 체지방감소 효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국내 논문 저자의 경우 BCAA 관련 연구 미흡으로 체지방감소 효과를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외국 논문의 경우 실험 중 높은 함량의 BCAA를 사용했을 경우에 그 효과성이 나타난 점을 볼 때 함유량에 따라서 효과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BCAA의 체지방감소 효과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인정하기 어려워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린 표시·광고행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선측은 "기본적으로는 공정위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BCAA가 체지방 감소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세계 유수의 논문(SCI급)에서 이미 입증된 것으로 향후 공정위 뿐만 아니라 식약청과도 심도있는 학술적 토론을 가질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대선측은 "울산공장에서 만든 '좋은데이'에 천연암반수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공정위 조사결과는 기업의 도덕성과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 입증된 것으로 현재 진행 중인 행정소송과 울산지검에서 진행 중인 수사의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다"고 덧붙혔다.

이번 조치에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서민생활과 밀접한 소주의 구성 성분으로 희석되는 암반수 함유량을 표시하지 않고 단순히 암반수로 만든 등과 같은 표현으로 표시·광고한 행위에 대한 최초의 시정조치 사례로 소비자에게 암반수 함량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토록 한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소주 업계에서 암반수 등 함유량에 대해 표시·광고할 경우 정확한 함유량을 알리도록 경종을 울리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시정조치를 통해 지역 소비자들의 소주제품 선택시 표시·광고로 인한 오인의 우려가 해소되고 합리적 구매 선택의 기회가 보장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시정조치로 부산·울산·경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최대 경쟁사인 무학, 대선주조로 하여금 불필요한 비방전을 지양하고 공정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혔다.

한편 공정위는 향후에도 주류 제조업체를 비롯한 지역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업종을 대상으로 거짓·과장 광고 여부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제재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