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들’ 또래 감금하고 성매매 시키고
채팅으로 “일자리 줄게” 가출청소년 꾀어낸 후 성매매 시켜 ‘용돈벌이’
성병 걸려 돈벌이 힘들어지자 산부인과 치료시켜
가출 후 집단생활…악질 범행에도 죄의식 없어
날이 갈수록 청소년들의 성범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남학생들의 경우 자신보다 힘이 약한 여성들을 상대로 성폭행을 일삼고, 여학생들은 성인들을 상대로 성매매에 나서는 게 청소년 성범죄의 전형처럼 비춰져왔다. 그런데 최근 가출한 또래 여학생을 집단 폭행∙감금하고 성매매까지 강요한 10대들이 경찰에 잇따라 적발되면서 우리 사회에 또 다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 ‘철없는 범죄자’들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행각을 저질러왔으며, 이를 위해 성병에 걸린 피해학생을 산부인과 치료를 받게 하면서까지 범행을 이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박군 등은 지난 4월 중순 어느 날 새벽 6시께 평소 알고 지내던 A(15)양 등 가출 여자 청소년 4명에게 “일자리를 주겠다”며 청주시 모 여관으로 유인해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들은 “말을 듣지 않으면 혼내주겠다”고 협박, 지난 4월 중순께부터 7월말까지 3개월여 동안 인터넷을 통해 모집한 김모(37)씨 등 성매수남에게 연결해주는 수법으로 성매매를 강요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박군 등은 성매매로 받은 화대 10만∼15만원을 가로채는 수법으로 1천4백여만 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3달 동안 가로 챈 화대만 1천4백만원
특히 가해학생들은 성매매 과정에서 성병에 걸려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 여학생들을 산부인과 치료를 받게끔 해가면서까지 범행을 이어왔던 것으로 밝혀져 담당 형사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피해 여학생들의 고통과 달리 이들의 범행 목적은 단순했다. 사고 싶은 것을 사고, 먹고 싶은 것을 먹기 위해서였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학생들은 가로챈 화대 1천4백여만 원 대부분을 유흥비로 탕진했으며, 피해 여학생들이 도주하지 못하도록 여관에서 함께 숙식을 하며 감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경찰은 여학생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서 등을 분석해 성매수남 25명을 밝혀내고 이들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입건했으며, 피해학생 4명 가운데 3명은 귀가조치 시키고 1명은 아동보호기관으로 위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은 기본! 감금은 옵션!
청주상당경찰서도 이날 가출 여학생을 집단폭행한 뒤 감금하고 성매매를 시키려한 혐의(특수강도)로 이모(16)양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 등 가해학생들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가출 여학생 B(13)양이 건방지다는 이유로 지난 4일 오후 11시께 충북 음성군의 모 중학교 급식소에서 폭행하고, 이양의 집으로 끌고 가 4시간여 동안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양 등은 다음날 새벽 3시 30분께 평소 알고 지내던 이모씨에게 “성매매를 시켜주겠다”고 연락을 취해 성매매를 알선해 1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 등 가해학생들 역시 B양과 마찬가지로 가출청소년 신분에다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동갑내기 친구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모두 검거 당시 고등학교 중퇴 상태였으며 가출한 후 친구들의 자취방을 오가며 생활해오던 중 용돈마련을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양 등의 범행은 B양이 성매수남에게 성매매를 강요받은 사실을 알리며 발각되게 됐다. B양은 성매수남의 도움으로 이양 등의 손아귀에서 4시간여 만에 풀려날 수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을 접수받은 경찰은 인터넷 채팅으로 이양 등을 유인해 검거했다.
이와 관련 한 경찰관계자는 “가출 청소년들은 가출 후에 인터넷 등을 통해 함께 살 또 다른 가출청소년들을 구한다”면서 “이 같은 특성 탓에 범죄를 저질러도 ‘친구들도 하는 데 뭐 어때’라는 생각으로 큰 죄의식 없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제공 제휴사 뉴시스=정리 매일일보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