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고교생 또 투신자살 "교사의 지나친 불신 때문에"
2013-09-03 이정아 기자
[매일일보] 대구지역 고교생이 또 투신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대구에서는 올해만 10명의 중·고생이 투신, 이 가운데 7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이 크다.이런 가운데 지난 1일 오후 대구 달서구 화원읍 한 아파트에서 여고생 A(16·여)양이 또 다시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이번에는 A양이 다니던 학교 한 교사의 A양에 대한 지나친 간섭과 통제, 불신이 문제였다.3일 대구 달성경찰서에 따르면 고교 1학년인 A(16)양은 1일 오후 11시45분께 자신이 사는 달서군 한 아파트 13층과 14층 사이 계단복도에서 고무통을 딛고 올라가 창문으로 뛰어내렸다.이날 A양이 바닥에 떨어져 숨져있는 것을 인근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고 발견 당시 A양은 반바지 차림에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현재 경찰은 A양이 투신해 숨진 다음날인 2일 A양의 가족과 해당학교 교사, 같은 반 학생 등의 진술을 바탕으로 사고 경위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A양이 다른 학생들을 상대로 평소 학교폭력과 따돌림을 당했는지, 금품을 빼앗았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경찰은 A양이 숨지기 직전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들을 상대로 집중 조사를 벌였으며 그 결과 학교폭력, 따돌림, 폭력 등은 없었던 것으로 잠정 확인했다.하지만 조사과정에서 숨진 A양이 다른 학생들과는 다르게 한 교사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를 받아왔으며 그 교사는 A양에 대한 불신이 특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A양은 아버지의 엄격한 가정교육에도 평소 힘들어 했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왔으며, 이 같은 자신의 고민 등을 친구들에게 털어놨던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경찰은 "숨진 A양은 최근에도 귀가시간 9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심하게 혼이 났던 것과 한 교사의 지나친 간섭 등에 대해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놨다"고 전했다.경찰에 따르면 A양은 자신의 머리 염색과 관련해 최근 교사에게 지적을 받았다. A양은 머리에 염색을 안했다고 주장했으며 교사는 A양의 말을 사실대로 받아드리지 못해 직접 학교 인근 한 미장원에 데리고가 염색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아울러 자율학습이 끝나기 20여 분전 A양이 다른 반 친구를 잠시 만나러 간 것에 대해 교사는 자율학습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집에 벌써 가려고 하냐며 심하게 다그쳤다는 것.이 과정에서 교사는 다른 반 학생들에게 "이 아이는 평소 행실이 좋지 않고 질이 좋지 않다. 상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험담을 하며 A양이 있는 자리에서 면박을 줬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에따라 경찰은 해당교사의 숨진 A양에 대한 관리감독이 적절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숨진 A양의 휴대폰 통화 및 문자내역(문자 및 카카오톡)도 확인할 방침이다.경찰 관계자는 "아직까진 A양의 자살 이유를 단정 지을 수 있는 정확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대구 교육계는 또 다시 벌어진 자살사태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학생들의 자살을 막기 위해 무수한 대책을 쏟아내고, 지속적인 자살 예방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망연자실한 모습이다.대구교육청 한 관계자는 "현재 원인 파악과 함께 학교측이 해당 학생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 조사하고 있으며, 상담 치유 전문인력을 학교에 보내 다른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하지 않도록 지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