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의 갑의 횡포, 직원 부당 인사도 모자라 왕따까지
2013-09-05 황동진 기자
[매일일보 황동진 기자] SK텔레콤(사장 하성민, 이하 SKT)이 직원들에게 부당한 약정을 담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토록 한 것도 모자라 왕따까지 시킨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5일 SKT와 법조계에 따르면 SKT는 자회사로 자리를 옮긴 직원 3명을 상대로 ‘전적(轉籍·소속을 옮김) 격려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지만, 재판부는 오히려 근로자의 손을 들어줬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부(부장판사 이영진)는 SKT가 자회사로 전적한 직원들에 대해 일정기간 내 퇴사할 경우 위약금을 물도록 하는 내용의 약정은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SKT는 2007년 말 인터넷쇼핑몰을 전담하는 자회사 (주)커머스플래릿을 설립한 후 관련 부서 직원들을 이 회사로 파견 보냈다. 이후 이듬해 2월 커머스플래릿이 인터넷쇼핑몰 ‘11번가’를 론칭하자 파견 보낸 직원들에게 차라리 SKT를 퇴사하고 자회사로 입사할 것을 강요했다.이에 불만을 품은 일부 직원들이 회사 측의 요구를 거부하자 SKT는 이들을 ‘왕따’시켰다. 회의실 한곳에 자리를 몰아서 앉힌 후 단순한 업무만 시켰는가 하면, 심지어 일부 직원들에 대해서는 2년 이상 회사 연수원에서 연수 할 것을 명령했다.이같은 수모를 견디다 못한 일부 직원들은 결국 회사 측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SKT는 또다시 ‘갑의 횡포’를 부렸다.이들에게 ‘퇴사 지원금’ 명목으로 격려금을 주는 대신 ‘만약 전적한 커머스플래닛에서 3년 이내 퇴직할 시에는 격려금을 반납토록 한다’는 약정을 체결한 것. 더욱이 SKT는 회사가 전적을 강요해놓고도 이들이 자발적으로 퇴직했다며 사내 인트라넷에 공고하는 뻔뻔함까지 보였다.결국 박모씨 등 일부 직원들은 ‘퇴사 지원금’을 받고 커머스플래닛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그러나 자신들의 전문 분야와 무관한 근로조건 등이 맞지 않다고 판단해 출근을 하지 않자 SKT는 박씨 등을 상대로 ‘퇴사 지원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됐다. 재판부는 “SKT와 박씨 등 간에 맺은 약정은 ‘근로기준법 20조’에서 금지하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하므로 무효”라며 밝혔다. 이어 “SKT가 지급한 퇴직급여의 일종인 퇴직 지원금은 재직 중 근로대가로 지급되는 임금 성질과 퇴직 후 생계보장을 위해 지급되는 보상금 성질을 동시에 가지는 퇴직 위로금으로 봐야 한다”며 “지급받은 퇴직지원금은 적법하게 박씨 등의 재산으로 귀속됐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