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위기 증권업계 유동성 확보 골몰

한국·우리투자증권 회사채 발행...동양증권 사옥 매각 등

2012-09-07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금융당국의 콜머니 차입 규제와 함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정 기준 조정 등으로 신규자금 유입이 필요한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이나 사옥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대신, 리딩, HMC, NH, 한국 등의 증권사가 회사채를 발행했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는 배경은 금융당국이 콜차입 한도를 규제한데 따른 것이다.금융당국은 증권사의 콜차입 의존도가 커지면서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것을 우려해 지난해 6월부터 콜차입 한도 상한을 자기자본의 25% 이내로 정했다. 다만 그동안은 점차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유도했지만 그 기간이 지난 7월말까지로 정해졌다.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월 만기가 돌아오는 5500만달러의 변동금리부사채(FRN) 및 콜머니 상환을 위해 1400억원 규모의 3년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다. 만기가 돌아오는 FRN을 콜머니를 차입해 상환하고 늘어난 콜머니를 회사채로 막겠다는 것이다.이번 FRN 상환으로 콜머니를 차입할 경우 자기자본의 24% 수준까지 평잔이 늘어나게 돼 규제수준의 바로 밑까지 치솟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앞서 우리투자증권 역시 지난 4월 말 3년 만기 회사채 2500억원을 발행해 콜머니 평잔을 낮췄다. 지난 3월 말 기준 우리투자증권의 콜머니 평잔은 8167억원으로 콜머니 차입 비중은 자기자본의 22% 수준이었다.일부 증권사는 회사채 발행으로 NCR(영업용순자본비율)을 높이기에 나섰다. NCR은 증권사의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는 잣대로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눠 구하는 지표다. '증권사판 BIS'로도 불린다.금융당국이 지난 3월 금융투자업 규정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NCR 산정 기준을 강화해 이에 따른 일부 NCR이 떨어진 증권사들은 만기가 5년 이상인 후순위채를 발행해 떨어진 NCR을 높인다는 계획이다.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만기가 5년 이상인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으로 인정돼 NCR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HMC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1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청약마감결과 37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으로 HMC투자증권의 NCR은 586.4%에서 603.2%로 상승될 것으로 추산된다.NH투자증권과 리딩투자증권 역시 각각 500억원과 3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옥을 매각하는 증권사도 늘어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1월과 3월 서울 강남 뱅뱅사거리에 있는 사옥과 대전광역시 중구에 있는 사옥을 각각 650억원, 143억원에 매각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별관사옥을 전북은행과 우리캐피탈에 매각해 자금 마련에 나설 예정이고, 대우증권은 서울 광화문 사옥을 이미 매각했다

최근에는 동양증권이 을지로 사옥을 1400억원에 세일스 앤 리스백 형식으로 ‘하나다올랜드칩 사모부동산펀드’에 매각했다. 동양증권의 이번 사옥 매각에 대해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은 NCR 개선을 위해 매각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양증권의 지난해 말 NCR은 324%, 올 3월 말 NCR은 348%로 3월말 증권사 평균 NCR인 516%를 크게 밑도는 수치를 나타냈다.이에 대해 동양증권 관계자는 이번 사옥매각에 대해 “금융회사의 경우 상황에 따라 자산을 유동화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NCR 비율을 높이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주장은 관측일뿐 동양증권의 NCR비율은 현재 기준치보다 높다”며 “300% 이상이면 1500%나 300%나 다 똑같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