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테마주 실질적 수혜자는 '회장님'
개인투자자 '폭탄 돌리기' 유념 투자 주의 요망
2013-09-14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유력 대선 후보들과 연관된 정치 테마주의 주가가 급등하자 일부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각해 큰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대선 기간에만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각해 ‘테마주 광풍’에 편승해 사익을 챙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써니전자 곽영의 대표를 포함해 그 일가족은 이 달 들어서만 9차례 장내 매도를 통해 약 7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현금화시켰다. 이 달뿐 아니라 안철수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28차례에 걸쳐 299만8769주, 220억원을 매각했다.지난 4월 44.5%에 달하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수 차례 지분 매각으로 29.35%로 낮춰졌다. 여기에 기존 최대주주였던 곽영의 대표는 가장 적극적으로 지분을 매각해 지난 12일에는 최대주주가 또 다른 대표이사인 아들 곽경훈씨로 변동되기까지 했다.회사 역시 주가 급등으로 차익실현에 나섰다. 써니전자 법인도 지난 7일, 10일, 11일 3거래일 동안 자사주 50만주를 처분했다. 이를 통해 37억1004만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이 회사는 지난 13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추가로 3만1012주를 시장을 통해 매각할 방침이다. 앞서 써니전자는 한 차례 지분 매각을 검토했지만 보류했다 최근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자 지분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써니전자는 부사장이 한 때 안랩(안철수연구소)의 기획이사로 재직한 경력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로 인해 회사 주가는 지난 3월말 700원에 불과하던 ‘동전주’에서 단숨에 급등 지난 8월 27일에는 장 중 한때 1만1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5개월 남짓한 사이에 1600% 급등한 것이다.또 다른 안철수 테마주인 우성사료 경영진도 지난해 안철수 원장의 정치참여가 언급되던 시점부터 지분을 매각해 최근까지 총 320만주를 처분, 137억원을 손에 쥐었다. 최대주주 정보연씨를 비롯해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기존 63.22%에서 점차 낮아져 53.55%로 10% 가량 줄어들었다.오픈베이스 최대주주 정진섭씨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80만7500주를 86차례에 걸쳐 분할 매각해 24억9415만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최대주주뿐 아니라 송규헌 대표이사 및 임원 5명도 지난달부터 11억1678만원의 가량의 지분을 매각했다.또 다른 대선후보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연관된 회사들의 주가도 요동을 치면서 관련회사 경영진 역시 지분 매각에 나서 쏠쏠한 시세차익을 거뒀다.대표적인 것이 아가방컴퍼니의 김욱 회장으로 김 회장은 올해 초 주당 1만7000원에 62만여주를 매각 110억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이 지분 매각을 한 것은 지난 2002년 처음 주식을 보유한 이래 2004년까지 꾸준히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을 약 20%까지 늘렸다.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지분 매각에 나선 뒤 박근혜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하자 올해 초까지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도했다.또 다른 박근혜 테마주인 EG 이광형 대표 역시 지난해 12월 단 하루만에 자신 소유 16만여주를 주당 5만3900원에 전량 매각, 86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 대표는 이번뿐만이 아니라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 테마주가 부각될 때에도 12만주를 매각한 전례가 있다.문재인 테마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 최대주주인 김수경씨는 지난 2월과 4월에 걸쳐 주식을 매각해 10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증권업계에서는 매번 대선때마다 부각되는 ‘정치 테마주’에 대해 ‘폭탄 돌리기’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내세운 한반도 대운하 공약으로 관련주들이 이상 급등했지만 불과 몇 일사이에 반락하는 등 정치테마주에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실제로 대운하 테마주의 대장주인 이화공영은 2007년 12월 7일 6만7300원으로 장을 마쳐 연초 대비 32.1배 주가가 급등했었다. 하지만 이후 6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 2만5550원으로 62.3% 주가가 빠졌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주가가 하락해 14일 현재 이화공영의 주가는 23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