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영방송 책무 위해” ‘차칸남자’ 결국 ‘착한남자’로 제목 변경
2013-09-18 임현빈 기자
[매일일보] 한글파괴 논란을 빚은 KBS 2TV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이하 ‘차칸남자’, 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의 제목이 변경됐다.KBS는 지난 12일 시작해 2회가 방송된 ‘차칸남자’의 제목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하 ‘착한남자’)로 교체한다고 18일 밝혔다.KBS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먼저 ‘차칸 남자’ 제목과 관련해 오해와 논란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려 죄송한 말씀을 전한다”면서 “전혀 의도치 않은 논란 속에서도 ‘차칸 남자’로 표기 방송했던 것은 제작진의 창작 정신을 존중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음을 다시 한 번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이어 “여전히 창작물의 고유성과 창작 정신은 보호받아야 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그러나 신중한 고민 끝에 예술 창작 정신의 자유에 앞서 시청자들의 정서를 고려하고 국민의 올바른 국어사용이 공영방송의 일차적 책무라는 결론 하에 제목을 ‘차칸 남자’에서 ‘착한 남자’로 변경하게 됐다”고 덧붙였다.이에 따라 오는 19일 방송되는 3회분부터 드라마의 공식 타이틀은 ‘착한남자’로 변경되며 드라마 홈페이지 및 관련된 모든 문구 또한 ‘착한남자’로 교체된다.앞서 한글학회 등 한글단체들은 “‘차칸 남자’는 우리말을 파괴하는 표현”이라며 KBS에 시정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는가 하면 지난 13일에는 드라마에 대한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하기도 했다.한글단체들은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공영방송이 한글맞춤법에도 맞지 않는 표현을 드라마 제목으로 내건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논란이 커지자 KBS는 1회 방송 직전 타이틀 영상을 긴급 수정해 드라마 제목이 ‘착한남자’에서 ‘차칸남자’로 글자가 바뀌는 CG 작업을 통해 타협점을 찾으려 했지만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았다.지난 1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드라마에 대한 심의에 착수하자 결국 KBS는 제목을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