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들 살해한 母 "사는 내내 힘들어...제정신 아니었다"
2013-09-21 이정아 기자
[매일일보] 지난달 경기 안양의 한 모텔에서 자신의 세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가 첫 공판에서 "(아이들을 상해할 당시)제 정신이 아니었다"라고 진술했다.21일 안양지원 형사1부(재판장 권혁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김모씨는 "사는 내내 힘들었고 버거웠다. 그러던 중 갑자기 쌓였던 감정이 한순간에 폭발했다. (아이들을 살해할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진술했다.김씨는 아이들을 살해한 뒤 자살시도를 했냐는 재판장의 질문에는 "손목을 긋고 목도 매달고 약도 먹는 등 할 수 있는 한 다했었는데"라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검찰은 이날 김씨의 남편 김모 씨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변호인은 김씨의 가정사를 잘 알고 있는 김씨 친언니와 사촌을 증인신청했다.재판부는 그러나 변호인이 신청한 김씨의 정신감정과 비공개 재판은 바로 받아들이지 않고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변호인은 재판에서 김씨가 산후우울증 증세를 보여왔다는 주변 진술을 토대로 살해 동기가 단순히 경제적 이유 뿐 아니라 남편과의 오랜 갈등, 우울증 등도 작용했다는 점을 적극 변론했다.2001년 결혼한 김씨는 지난달 5일 남편과 다툰 뒤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 안양시 관양동의 한 모텔에 투숙해 머물던 중 첫째 아들(8)이 둘째 아들(6)을 때리며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순간 격분, 첫째에 이어 둘째와 셋째 아들(3)까지 세 자녀를 모두 베개로 얼굴을 눌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김씨는 최초 경찰에서 아이들이 잠든 사이 베개로 얼굴을 눌러 살해했다고 진술했으나 수사과정에서 아이들이 "엄마 왜그래 왜그래"라고 소리치는데도 아랑곳 않고 아이들을 모두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김씨는 또 경찰과 검찰에서 남편이 가사와 양육을 도와주지 않고 술에 취하면 자신과 아이들에게 폭언을 해왔으며 남편 몰래 생활비로 쓰기 위해 대부업체와 친인척들에게 빌린 2500만원의 빚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