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北 아침 개활지서 쏜 거니 도발 아닌 타격훈련"
국회 국방위 보고서 "단거리 미사일 아닐 수 있다"/ 대변인 "9.19 합의 위반은 아니지만 취지에는 어긋나"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지난 4일 북한이 동해상에 단거리 발사체를 수발 발사한 것과 관련, 7일 국방부는 아침에 개활지에서 발사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도발이 아닌 타격훈련이라고 결론 내렸다. 도발 의도가 있었다면 과거의 경우처럼 새벽에 기습적으로 발사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국방부는 또 남북 간 합의 취지에는 어긋나지만 9.19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봤다. 이런 가운데 되레 북한은 축소된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남북관계를 파탄 낼 수 있는 군사적 도발이라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국방부 국회보고서 “도발 아닌 타격 훈련”
정석환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에게 북한 발사체 관련 보고를 했다.
안 위원장은 국방부 보고 결과 브리핑에서 “만약 도발 개념이었다면 예전처럼 새벽에 미상의 장소나 도로에서 발사했을 것인데 아침 9시에 개방된 장소에서 쏜 것은 도발 의도보다는 타격 훈련에 대한 것이었다는 게 (국방부) 나름의 평가”라며 “북한이 이번에 동해상에 발사체를 쏜 것은 도발 의도라기보다는 화력 타격 훈련이었다”고 전했다.
발사 시간과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3월 대북특사단과의 면담에서 “우리가 미사일을 발사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하느라 고생 많으셨다. 이제 더는 새벽잠 설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는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국방부 “단거리 미사일 아닐 수 있다”
국방부는 국회 보고에서 이번 발사체가 전술무기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만약 전략무기 발사를 시도한 것이었다면 현장에서 김낙겸 북한 전략군 사령관이 지휘했을텐데 전술 무기였기 때문에 박정천 조선인민군 포병 국장이 현장지도를 한 것 같다”며 “사거리 약 70~240㎞, 고도 20~60㎞ 범주 내에 다수 종류의 발사체가 여러 탄착지점으로 발사됐다. 예전에는 전략무기 단종으로 시험 발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특이하게 방사포와 불상의 발사체 등 여러 화력 타격 시험을 섞어 훈련과 발사를 한 것이 특이한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함과 동시에 군부 등 주위 불만을 전환시키고 체제 결속을 다지는 목적이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발사한) 무기 수를 특정하는 데 정보분석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도 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발사체가 단거리 미사일이 아닐 수 있다는 보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장은 ‘미사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지금 상황을 보면 북한이 북한 해역에 발사를 한 것이다. 이것은 전략 무기가 아니라 단순히 훈련이나 실험이었다고 판단된다. (발사체의) 거리와 고도도 보면 그것이 미사일인지 아닌지 식별할 수 있다”고 했다.
▮“9·19군사합의 위반 아냐...취지엔 어긋나”
국방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서는 이번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남북 군사합의 취지에는 어긋난다면서도 9·19군사합의의 위반은 아니라고 애매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최현수 대변인은 ‘북한 단거리 발사체 발사가 9·19군사합의 위반인가’라는 질문에 “북한에 대해 군사적 긴장 행위, 고조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도 “군사합의에 명확히 조항으로 되어 있지는 않아 9·19군사합의 위반은 아니지만 합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北매체, 한미훈련 맹비난
이처럼 우리 정부가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반면 북한은 대남매체를 동원해 축소된 한미훈련도 용납할 수 없다며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북남관계의 앞길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지 말라’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한미훈련을 두고 “북남선언들에 대한 공공연한 배신행위”라며 “(한미의) 군사적 도발이 북남 사이의 신뢰를 허물고 사퇴를 수습하기 힘든 위험한 지경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남조선군부는 무분별한 군사적 대결소동으로 북남관계의 앞길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지 말아야 한다”며 “어리석은 대미 추종으로 스스로를 위태롭게 하면서 북남관계를 위기에 빠뜨리면 안 되며, 북남관계의 파국을 바라지 않는다면 분별 있게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