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2돌] 정부 노력에도 국민 삶 팍팍해졌다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10일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정부는 저성장·양극화에 대응해 혁신적 포용 국가로의 전환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경제의 구조적 변화, 경기적 요인 등이 복합 작용한 가운데 투자부진, 분배문제 등 민생 어려움이 지속했다.”
8일 경제 관련 장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 2기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한 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돌을 맞아 정부가 사실상 국민의 삶이 팍팍해졌다고 인정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국회에서 약식으로 치른 취임식에서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어렵다. 민생도 어렵다”며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듯이 무엇보다 먼저 일자리를 챙기겠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에 가장 먼저 걸린 일자리 상황판은 잊혀진지 오래다. 일자리 참사를 비롯해 J노믹스의 실패는 지난 2년간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픈 곳이 됐다.
J노믹스를 대표하는 것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는 갖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유지하며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을 기대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여러 정책을 시행하다보면 질 좋은 일자리와 국민소득 증가가 뒤따라 올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2년간의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실업자 규모는 2016년 100만명을 돌파한 뒤 2017년 102만3000명, 2018년 107만3000명 등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청년 실업난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최저임금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자영업자 도태까지 겹쳤다. 이로 인해 20대 남자와 자영업자의 민심 이반을 나타내는 ‘이영자’라는 신조어까지 유행했다.
소득분배를 개선하겠다는 목표와는 정반대로 소득 양극화가 심화된 것은 물론이다. 일자리의 질 개선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지만 노동시장에서 밀려나지 않은 노동자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이에 더해 경제성장률마저 빨간불이 켜진 상황.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3% 감소해 ‘역성장 쇼크’까지 불렀다. 수출과 투자, 소비 모두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향후 더 어려워진다는 암울한 전망이 지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기조 외에 혁신성장에도 힘을 기울이고 일부 보완대책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면적 노선 변경이 없이는 국면 전환이 어렵다는 비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