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가축농가 보험금 가로채기 의혹에 “사실무근…엄중 대응할 것”

2012-10-05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국내 최대 육가공업체인 하림(회장 김홍국)이 농가를 상대로 가축재해보험에 강제 가입시킨 뒤 수익자를 자사로 지정, 매년 수억원 가량의 보험금을 챙겨오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하림은 자사의 닭을 키우는 계열화 농가들을 2010년 8월부터 가축재해보험에 강제로 가입시킨 뒤 보험료 일부를 내고, 자연재해 발생 시 보험금 대부분을 가져가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하림은 농가에 보험 미가입시 재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식으로 압력을 행사, 570여 농가 중 무려 560여 농가를 강제가입시키는 횡포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보험 가입자의 명의는 농가인 반면, 수익자는 하림으로 돼있어 보험금을 회사가 임의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해당 보험은 재해로 인한 가축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보험료의 50%가 국비로 지원되는 까닭에, 농가가 아닌 엉뚱한 육가공업체로 국고가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하림 측은 이 같은 의혹 제기가 ‘사실무근’이라며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림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국고 가로채기’는 언론에서 만든 조어일 뿐, 이에 대해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림은 이어 “농가에 가축재해보험 가입을 적극 권장은 했지만, 강제하지는 않았다”며 “전체 576개 농가 중 회사지원을 통한 가입은 61.1%로, 나머지는 개별가입 혹은 미가입 상태이다. 가입율이 61%라는 사실은 하림이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보험수익자가 회사로 된 이유는 하림과 농가사이에 맺은 사육계약에 의해 원재료(사료 병아리)에 대한 질권이 설정됐기 때문”이라며 “또한 올해 7월말 기준 하림 사육농가의 재해 발생건수는 92건, 보험금은 수령액은 14억4700만원으로, 이중 65%가 농가에 지급됐고 회사 수령액은 35%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림 관계자는 ‘엄중한 대응’의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선 “해당 보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어떤 방향으로 대응해 나갈지는 현재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