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2년] 국내 제조·서비스산업 무너진다…'소득주도 성장' 이대로 좋은가
‘최저임금 상승’·‘주 52시간’에 기업 신음…미래 시장도 ‘부정적’
소주성에 제조산업 위기…올해 경제성장률 2% 못 미칠수도
2019-05-09 황병준 기자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이 흘렀다. 문 정부는 임기 초부터 경제성장의 방향을 소득주도성장(소주성)에 맞추고 경제를 이끌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늘어났고, 주 52시간 도입으로 인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의 부담은 고용을 위축시키고 청년실업을 가중시킬 수 있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 수출 6000억 달러 돌파 등 문 정부에서 나름의 성과도 있었지만 기업의 체감 경기는 외환위기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전체 산업의 업황 BSI는 74를 기록했다. 업황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지수로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하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의 업황 BSI는 75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이달 전망치가 94.1을 기록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기준선을 밑돌았다.
제조분야는 글로벌 구조조정과 중국의 약진 등 대외적 요인과 내수경기 악화로 인해 경기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비스 산업도 위기다.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해 기업 경쟁력 약화는 물론 소비와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이는 경제성장률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경제성장률은 –0.3%를 나타냈다. 2008년 4분기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도 1.8%로 2009년 3분기 이후 최저다. 각종 지표에서 낙제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1분기 경상수지도 6년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 영향이 컸다. 1분기 수출은 1375억달러로 전년대비 8.4% 감소했다. 분기별 수출 감소는 2016년 3분기 이후 2년 6개월만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했다. 지난달 말 노무라금융투자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2.4%에서 1.8%로 인하했다. 또 주요 증권사들도 보고서를 통해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최근 금융협의회에서 “2~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올해 성장률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 내내 미중 무역갈등과 반도체 업황 부진에 시달린 만큼, 올해 성장률은 2%를 조금 넘을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협상이 어긋날 경우 올해 성장률은 2% 밑으로 추락할 수 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소 제조업체 관계자는 “최근 기업 경기는 IMF 수준과 비슷하다”며 “주 52시간, 최저임금 인상 등 기업의 인건비는 늘어나지만, 기업 경기가 악화되면서 더 이상 버티기 조차 힘든 수준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