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년] 소상공인·자영업자 삶의 현장 ‘막막’
집권 2년 사이 최저임금 29%↑… 소상공인 “혁신성장 궤도… 체감형 정책 절실”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출범 2주년을 맞은 문재인 정부가 노동정책 이행 과제에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철퇴를 맞았다. 특히 집권 초기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강행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이들의 삶의 현장에서 나온 지표로서 더욱 막막함이 전달됐다.
문 정부는 집권 초기 경제정책 방향을 소득주도성장을 제시하면서 노동자 임금 수준 향상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강행했다. 집권 2년 사이 최저임금은 29%나 올랐다. 올해 최저임금은 8350원, 여기에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최소 1만20원이다.
급격히 늘어난 최저임금이 모든 중소상공인들의 휴폐업을 결정 짖는 100% 핵심 요인은 아니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임차료·인건비·대출이자·카드수수료 등 사업을 영위하면서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매년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부재에 대한 지적은 여과 없이 드러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도소매, 음식숙박, 개인서비스업종의 소상공인 500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소상공인 경영실태 및 정책과제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33.6%가 최근 1년 내 사업전환이나 휴·폐업을 심각하게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상공인 3분의 1이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린다는 지표다. 특히 현재 경영상황에 대해서는, 소상공인 80.0%(매우악화 48.2%·다소악화 31.8%)는 전년 대비 올해 경영수지(영업이익)가 악화됐다고 답했다. 매출액이 감소됐다는 업체도 77.4%(평균 감소폭 32.6%)에 달했다.
경영수지 악화 원인으로는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부진(83.5%) △제품, 재료비 원가 상승(27.8%) △동일업종 소상공인간 경쟁 심화(27.3%) △인건비 증가(22.3%) 등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정책 방향으로는 △소상공인․자영업 정책 시행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38.0%)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기업·소상공인 공정거래 규제와 감독 강화(26.8%) △인건비·임대료·보험료 등 세금 투입을 통한 한계기업 지원책 유지(17.8%) 순으로 답했다.
실제 ‘정책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부족’만 놓고 보면, 강원도 산불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피해구제 사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당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현장방문을 통해 추진된 ‘1대1 맞춤형 해결사’ 도입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긴급대책이다. 소상공인 관련 지원정책은 다양하지만 실제 적기에 도입하지 못해 추진된 것이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중기부 내부망을 통해 “국가 재난이 소상공인에게 이뤄져야할 지원 체계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1월 중기부는 격상 1년의 성과로 인건비 약 3조원, 보험료 약 1조1400억원, 카드수수료 및 조세부담 감면 2조2000억원 등 총 6조원+α의 비용부담 완화를 시켰다고 했다. 여기에는 소상공인 사업영역 보호와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 및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 등도 포함된다.
올해도 전통시장·상인을 위해 시설현대화, 청년몰 조성 사업 등 각종 지원에 5371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수요자와 지역중심으로 본격적인 가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아울러 소공인 복합지원센터를 통해 기획·디자인·제품개발·전시‧판매 등을 아우르는 원스톱 지원과 모바일 직불결제 ‘제로페이’ 서비스 확산을 위한 정부차원의 마중물 역할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소상공인 업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에서 궤도를 변화시켜 혁신성장에 무게를 실었다. 여기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이라는 경제정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정책과제는 늘어나지만 서민경제 안정과 내수활성화를 위해 직접적인 체감형 방안이 절실하다. 관련 법 개정사항에 있어서도 국회와 관계기관 협조의 폭을 더욱 넓히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