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2년]정부 기업친화정책 탈바꿈…재계, 스킨십 강화에도 체감 못 해

문 대통령, 취임 후 이재용 부회장 7번 만남 등 재계 총수 스킨십 강화 정부 인사 대기업 방문 잇달아…재계, 경제 침체에 기업 투자 독려 우려

2020-05-09     황병준 기자
문재인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문재인 정부가 취임 2년을 맞았다. 임기 초부터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유지하며 일자리 창출, 소득분배 등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기대보다 부진한 모습이다. 야권에서는 연일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을 가하고, 기업들 역시 부정적인 평가를 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소득주도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업의 체질이 튼튼해야 한다”며 “하지만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소주성만 강조하면 기업도 경제도 악순환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기업들에 대해 스킨십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의 중심축인 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모습이다. 문 정부는 비메모리반도체, 바이오, 미래형자동차 등 3대 중점육성산업을 통해 기업과 호흡 맞추기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회장 등 기업인을 청와대로 초청, 기업인과의 대화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이재용 부회장과 7번의 만남을 갖는 등 재계 인사들과 꾸준한 스킨십을 가졌다. 이번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방문 이후 대기업 사업장 방문 등 대기업들에 대한 스킨십을 한 층 강화할 것이란 목소리가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감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소통하는 모습은 바람직 하다”며 “하지만 청와대 초청이나, 대통령이 방문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일자리·시설 투자 등 감당하기 힘든 투자가 수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기업 입장에서 초청을 거절하기도 힘들고, 규제 개혁 등 요청사항에 대해 반영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하고 한국경제에 적신호가 커진 상황에서, 정부의 투자 압박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기업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5~6월 중 대기업들을 집중적으로 방문해 정부의 정책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위주로 현장방문 행보를 펼쳤던 홍 부총리가 대기업 현장방문 계획을 밝힌 것은 대기업 설비투자 급감 등 영향으로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역시 이달 말 경 11위~30위 그룹 대표를을 만나 기업지배구조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