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반도체 수출 31% 감소...KDI, 두달 연속 “경기 부진”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 부진 심화 우려
2019-05-13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경기 점차 부진’이라는 평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달 ‘경기 부진’으로 우려 수준을 높인 가운데, 5월 들어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협상 결렬로 향후 한국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KDI는 13일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요 위축이 일부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작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5개월간 ‘경기 둔화’ 판단을 이어가다 지난달 처음 ‘점차 부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우려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이어 이달에는 ‘점차’라는 표현까지 사라진 것.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한층 높아졌다는 의미다.
KDI는 투자·수출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KDI에 따르면, 지난 3월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가 대폭 줄었다. 수출 역시 지난 4월 조업일수 증가 등 일시적 요인으로 감소폭(-2.0%)이 전월보다 축소됐으나, 일평균 수출액의 감소폭(-5.8%)은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수출 부진이 지속됐다.
수출 부진은 관세청 집계에서도 확인된다. 이날 관세청이 공개한 ‘5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130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5월 반도체 수출은 대 중국 수출 부진 및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31.8%나 하락하면서 수출 감소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수출 감소율은 4월 1~10일까지는 -19.7%였으나, 1~20일까지는 -24.7%로 갈수록 확대되는 모양새다.
국가별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16.2% 감소했고, 중동지역은 수출 감소율이 30.3%나 됐다. 미국으로의 수출도 2.8% 줄어들었다. 그밖에 액정디바이스(-48.3%)와 자동차 부품(-11.2%) 수출도 크게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152억26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7.2% 늘어, 지난 1~10일 기준 무역수지는 21억92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