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롯데, 담배사업까지…도 넘은 모럴해저드

롯데 “국감 지적 파악하겠지만 오해 와전된 부분 있다”

2012-10-10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유통업계 공룡기업인 롯데그룹의 골목상권 침해 수준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계열사인 ‘코리아세븐’ 편의점 일부 가맹점주들의 담배 판매권까지 확보, 대표적인 서민 판매 업종인 담배사업까지 강탈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국정감사를 통해 제출한 세븐일레븐 담배소매인 지정현황 자료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의 가맹점 4335개 중 20%에 해당하는 891곳의 담배 소매인은 본사 및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전 현직 회사 대표이사로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에 따르면, 담배 소매인은 ‘점포를 갖추고 담배를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고자 하는 자에게 시장,군수,구청장이 지정’하도록 돼있지만 코리아세븐은 가맹점주와 맺은 프랜차이즈 계약서를 통해 담배소매인 지정은 본사 명의로 한다는 조항을 두어 담배판매권을 확보한 것이다.

더욱이 공정위는 최근 5년간 편의점 관련 불공정 약관에 대한 직권조사에 대한 조사가 한 차례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소규모 자영업자 보호에 소홀해 왔다는 지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영주 민주통합당 의원은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높은 가운데, 대기업에서 소규모 자영업자를 상대로 불공정 약관을 강요하고, 심지어는 대표적인 소매품목인 담배판매권까지 강탈하며 사업을 해왔다는 사실에 분노를 넘어 허탈함까지 느낀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공정위는 지금 당장 편의점 프랜차이즈 분야에 대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전면 조사를 실시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근거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률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하며“이번 정기국회에 민주당 당론으로 본인이 대표 발의한‘가맹사업법’개정안의 원안 통과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 그룹이 담배판매권을 확보한 까닭은 두고 편의점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코리아세븐 본사가 담배 판매권에 대한 권리를 행사해 경쟁사의 신규 점포 개설을 억제하려 한다는 비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편의점 운영 형태에 따른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통화에서 “코리아세븐의 운영타입은 직영점과 위탁가맹점주, 완전가맹점 크게 3유형으로 나뉜다”라면서 “이 가운데 위탁가맹주 운영 중에 오해와 와전된 부분이 발생했다”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위탁 가맹점의 경우 코리아세븐 본사가 임대 등 전반적인 부분을 본사가 투자해 운영하다 보니 본사가 사업주로 등록이 돼 있는 것이고, 또 편의점 사업 초기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었기 때문에 이름이 등록됐을 뿐 신 회장이 담배를 판매하는 것처럼 기사화 되는 건 오해가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감 자료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우리도 파악을 해 봐야 할 부분이지만 우리는 지자체에 신고를 하고 운영하는 부분에선 전혀 문제가 없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