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판매 1위 다우니, 유독물질 검출 ‘충격’ 환불요청 ‘쇄도’

[매일일보] 지난 9일 한국P&G에서 수입 판매하는 섬유유연제 '다우니'의 일부 제품에서 피부염이나 천식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유독성 물질이 검출됐다.

이 사태로 섬유유연제 부문 세계 1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던 다우니는 이제부터 환불요청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은 9일 시중에 유통 중인 섬유유연제 10개 제품의 표시실태 조사 및 방부제 성분검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P&G에서 판매중인 ‘다우니 베리베리’와 '다우니 바닐라크림향’에서 글루타알데히드 98㎎/㎏과 개미산(포름산) 316㎎/㎏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글루타알데히드는 2011년 구제역 발생당시 소독제로 사용돼 '발암소독제'로 논란을 일으킨 물질로 독성이 강해 모든 점막을 자극하고 두통, 졸리움, 어지러움 등을 유발하고 장시간 노출되면 접촉성 피부염, 천식 등의 증상까지 초래할 수 있는 물질이다. 밀폐된 장소에서 다량 흡입할 경우 암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때문에 국내에서는 유독물(97-1-5)로 지정 관리하고 있으며, 생체에 사용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글루타알데히드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등에서는 유독물질로 분류하지만 섬유유연제와 관련한 현행 법 규정에는 글루타알데히드의 허용치에 관련한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

섬유유연제의 유기성 유해물질 규제를 만들 당시 글루타알데히드를 사용하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해당물질에 대한 기준을 별도로 만들지 않은 탓이다.

소시모 관계자는 “글루타알데히드는 유독물질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섬유유연제의 관리대상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금지나 기준을 정하고 있지 않다”며 “이 같은 관리 소홀을 틈 타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용품에 유독물질이 사용되지 않도록 해당 유독물질을 사용금지해야한다"고 했다. 이어 "섬유유연제의 전 성분의 이름과 사용용도를 표시하는 등 성분표시를 강화해야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P&G 류영기 본부장은 "글루타알데히드는 유해물질이 맞지만 농도 25% 미만일 경우에는 유독물이 아니다"라며 "다우니의 경우 함유량이 0.0098%에 불과하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다우니 제품은 세계 수십억 명이 사용하는 제품"이라며 "글루타알데히드가 들어있다는 이유만으로 유독물이 들었다고 말하는 것은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화장품에도 0.1% 정도는 안전하게 쓰인다"면서 "심지어 다우니는 헹궈내는 제품으로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소시모는 “글루타알데히드는 미국산 다우니에는 첨가되지 않았으나 베트남산 다우니에 함유돼 우리나라에 수입·판매되고 있다”며 “한국 P&G는 미국산 다우니와 베트남산 다우니의 사용성분이 다른 것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미국산에는 없는 유독물질…한국수입품에만 검출 ‘소비자 기만?’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만만치가 않다. 실제 다우니에 대한 환불요청은 빗발치고 있으며, 게시판 등에 항의글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소비자는 다우니의 환불요청을 하며 "유독물질 기사 보고 불쾌해서 더 못 쓰겠다. 지금까지 썼던 것도 세탁기에 넣고 빡빡 돌렸다"며 "반품 안 해주면 집단 소송이라도 할 거다"라고 썼다.

다우니에 대한 환불요청이 잇따르자 회사 측은 "다우니 주요 성분은 계면 활성제와 향료"라며 "다우니 및 다우니에 사용되는 모든 성분은 안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니는 "제품에 표시된 주의사항에 따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안전에 문제가 없다"며 "안전성 평가 및 연구는 다우니에 사용된 성분, 다우니 완제품, 다우니 제품 종류별로 이뤄졌는데 이는 전문 테스트 기관에서 이뤄지는 피부 패치 테스트와 같은 여러 안전성 테스트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P&G 측은 그러면서 다우니에 대한 환불요청에 대해선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소시모는 지난 5월31일부터 8월15일까지 시중에 유통중인 섬유유연제 10종의 표시실태 조사와 방부제 성분검사를 실시했다. 조사대상 제품 10개 중에서 방부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표시한 제품은 다우니를 비롯해 ‘옥시레킷벤키져의 쉐리 릴렉싱라벤더', '헨켈의 버넬 와일드로즈', '무궁화의 아로마 뷰 레비앙로즈’등 4개 제품이다.

옥시와 무궁화 제품은 기술표준원 자율안전확인 섬유유연제 유기성 유해물질의 관리대상 리스트의 물질(메틸이소치아졸리논,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을 사용하고 있었고, 헨겔 제품은 관리대상 이외의 물질인 개미산을 썼다.

소시모 관계자는 “사용을 제한하는 화학물질 또는 유독물·관찰물질로 지정된 경우에는 눈에 띄는 붉은 글씨로 제품의 전면부에 ‘독성있음’이라고 표시해야 한다”며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에는 이러한 표시를 하고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유독물질 사용 여부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소시모는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에 유독물질의 사용여부를 표시하도록 해당 판매업체와 기술표준원에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