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녹 분유 피해 소비자 주장에 고소로 강경대응
남양유업 “소비자가 100억 요구" vs 소비자 "내 아이 목숨 값"
2019-05-15 임유정 기자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남양유업이 최근 불거진 ‘녹 분유’사건에 강력한 입장을 표명했다. 남양유업은 분유 캔 입구에 녹이 슬어 해당 분유를 먹은 생후 한 달된 아기가 설사와 구토를 반복했다고 주장한 소비자 A씨에게 ‘민‧형사상 고소’카드를 꺼내들며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악의적 비방에 따른 브랜드 훼손이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남양분유는 세스코‧고려대‧언론사 등에서 검증받은 이물관리시스템은 물론, 국내 유일 남양분유만이 보유한 시스템을 통해 어느 업체에서도 하지 못하는 캔까지 완벽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을 보유한 남양분유에서 녹슨 캔 생산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남양유업은 "브랜드에 대한 훼손이 심해져, 악의적 요구로 소비자를 불안하게 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응하고자 한다"며 "해당 블랙컨슈머의 악의적 요구에 대해 민·형사상 고소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비자에게 정부기관인 식약처를 통한 검사 및 병원 진단 확인을 제의 드렸고, 결과에 따른 무한 책임을 약속드렸다. 그러나 소비자는 한 달 반의 시간 동안 진단확인서는 물론 식약처의 검사 신고도 하지 않으며 '우리 두 아들이 조폭이다. 100억을 내놓아라. 안되면 5억을 달라는 협박만을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이 이 같은 입장자료를 내놓자 소비자 A씨는 국민청원게시판을 통해 “분유 제조과정 중 불량이 났고 발생한 불량에 대해 사건 초기 연구원이 인정했으나 나중에 말을 바꾼 상태”라며 “거액의 돈을 요구 했다고 하는데 내 아이의 목숨 값이라고 생각한다면 결코 거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잘못은 아니지만, 소요된 병원비는 특별히 주겠다’는 식의 회사 측 태도에 분노했다”고 맞섰다.
또 소비자 A씨는 식약처 검사를 의뢰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고객센터에 전화해 신고한 뒤 (해당) 분유회사 직원에게 연구소에 검사하라고 지퍼 밀봉팩에 분유를 담아 줬다”며 “(검사 이후) 초기에는 아기가 섭취해서는 안 될 게 나왔다고 사과하더니 나중에는 제조 공정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자, 일각에서는 소비자를 ‘블랙컨슈머’로 칭하고 고소를 진행한 남양유업측에 대해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남양유업 공식 인스타그램과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네티즌간 공방이 이어지는 등 소비자 혼란도 가중되는 모양새다.
반면 과도하단 시각에 맞서 인과관계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음에도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것 자체도 문제라는 주장 역시 제기되고 있다. 식품기업 입장에서는 이물질과 같은 부정이슈가 주는 2차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우유류·분유류·기타 등 3가지 분야를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특히 분유의 경우 50%가 넘는 시잠 점유율을 갖고 있을 만큼 핵심 사업 부문에 해당된다. 그러나 제품에 대한 잇단 부정 이슈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지난해 남양유업의 분유류 매출은 7.1% 가량 줄었다. 남양유업이 녹 분유 사태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SNS를 통해 공식 자료를 배포했고, 회사입장을 모두 담아 정리했다”면서 “해당 자료 외에는 달리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 자료를 참고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