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 ‘인천대전’, 장기전 비화되나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의 자사 백화점 건물 처분을 금지해 달라며 인천시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신세계가,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즉각 항고를 비롯한 본안소송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인천지법 21민사부(김진형 부장판사)는 “신세계 측이 가처분을 통해 보전하고자 하는 권리(피보전권리)의 존재와 그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신세계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신세계는 롯데쇼핑이 지난달 27일 인천시와 투자협정을 맺고 인천종합터미널 일대 땅 7만7815㎡(약2만3580평)와 건물(연면적) 16만1750㎡(약4만9015평)를 8751억원에 매입하기로 한 소식이 전해지자 이달 8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신세계는 이미 지난 1997년 11월부터 오는 2017년11월까지 해당 부지의 일부를 임차해 인천점 매장을 운영해오고 있었는데, 지난해 매장면적을 6만4000㎡(약1만9393평), 주차장 면적을 주차대수 1621대 규모로 확장했다.

매장 확장에 투입된 비용은 총 1450억원에 달하며, 증축된 부분의 임대차계약은 2031년 까지인데, 신세계 측은 백화점 본 건물 부분과 증축 부분의 임대계약 시기와 기간에 차이가 있지만, 법률상으로나 상식적으로 하나의 건물로 봐야하기 때문에 본 건물 역시 2031년까지를 임대기간으로 봐야한다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재판부는 “5년 뒤 건물을 다시 임차할 권리를 내세워 건물을 처분하지 말라며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은 그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인천시와 터미널부지 매매 계약을 맺은 롯데쇼핑은 롯데 종합쇼핑타운 건설에 계획에 한층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앞으로 또 다른 문제가 남아있다. 신세계가 고등법원 항고를 비롯해 별도의 본안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펼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롯데와 신세계의 힘겨루기는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고등법원에 항고할 예정”이라며 “이와는 별도로 임차권 보장을 위한 본안 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