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신흥국, 내수성장 통해 세계경제 회복 견인"
2012-10-13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아시아 및 중남미의 신흥시장국이 내수에 기반한 성장을 통해 세계경제 회복을 견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김 총재는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연차총회에 이어 열린 아시아-중남미 고위급 경제정책 포럼에 참석해 "금융 및 무역 부문에서 선진국과 원활한 글로벌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그는 "아시아 및 중남미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 과정에서 빠른 성장세로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주도했다"며 "아시아와 중남미 경제가 세계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두 지역 내, 또는 지역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성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특히 그는 "선진국 경제의 침체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을 감안하면 수요 규모는 상당히 크고 지속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관건은 아시아 및 중남미 국가들이 내수 주도형 성장을 추구할 여지가 얼마나 더 있는 지다.김 총재는 "단기적으로 아시아 및 중남미 국가들은 선진국에 비해 국내 소비나 투자 촉진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여지가 큰 편"이라며 "기준금리 및 정부부채비율 면에서 아직 통화 및 재정 정책의 여력이 있고 외환보유고, 인플레이션, 경상수지 등의 면에서 본 거시경제적 펀더멘탈도 강건한 편"이라고 진단했다.아울러 2000년대 들어 해외로부터 오는 실물 또는 금융 측면에서의 부정적 충격에 대한 두 지역의 복원력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그는 "세계경제가 위기 이전의 성장 경로로 복귀하고 선진국들이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까지 앞으로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흥시장국이 확장적 정책만으로 세계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보다 근본적인 해법으로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예컨대 사회안전망 확충, 금융시장 발전, 생산물시장과 노동시장의 규제개혁 등이 대표적이다. 또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서도 국내 수요 확대를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신흥시장국의 국가가 내수주도형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상수지 흑자 축소, 외환보유고 감소 등은 큰 리스크 요인이다.김 총재는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신흥시장국들이 국내 금융부문의 취약성을 최소화하고, 효과적인 거시건전성 프레임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며 "FTA도 대외무역 및 국내 수요를 동시에 촉진해 대외불균형 확대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