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총 인구 2% 넘는 외국인주민 정착 돕는다
2020-05-21 김길수 기자
[매일일보 김길수 기자] “관광통역안내사가 되어 중국인 관광객에게 용인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싶어요.자격증 시험이 어렵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합격할 거예요.”
“한식조리사 자격증반에서 만난 수강생들과 다문화가정 10가구에 각국 음식을 만들어 봉사하고 있어요.결혼이민여성 가운데 임산부가 많은데 특히 음식 때문에 고생을 해요.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고요.”
지난 15일 수지구 상현동 용인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만난 결혼이민여성인 량산(중국), 김옥실(중국)씨의 이야기다.
김옥실씨는 센터의 결혼이민자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서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땄고, 량산씨는 현재 관광통역안내사 시험을 준비 중이다.
용인시는 이처럼 언어교육이나 취업지원으로 결혼이민자·외국인근로자 등 외국인주민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고 있다.
이는 총 인구의 2%가 넘는 관내 외국인을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해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려는 것이다.
지난 4월말 총인구 106만을 돌파한 용인시의 외국인은 등록인구 1만8천여명과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신고자, 한국귀화자 등을 포함해 총 2만6천여명이다.
용인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선 이들 중 이민 초기‧중장기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국생활에 도움이 되는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민 5년 이하의 초기단계엔 문화·예절·관습 등 한국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본사항을 교육해준다.
특히 대상자 가운데 임신부가 많아 한국의 태교·출산문화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이들의 한국 국적 취득을 돕기 위해 한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맞춤형 강좌도 12개 운영한다.
센터를 방문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선 직접 지도사가 가정을 방문해 부모‧아이에게 한글교육, 자녀양육법, 학교생활 지도, 사회성 발달‧정체성 확립을 위한 지도 등을 한다.
처인구 김량장동 용인이주노동자쉼터 등에서도 외국인근로자를 위해 생활언어 뿐 아니라 한국어자격시험까지 가르치는 등 생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는 강사비‧운영비 등을 지원한다.
쉼터에서 한국어강좌를 수강하는 후이(베트남)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땐 대화하기조차 어려웠지만 이곳에서 2년동안 공부하면서 한국말이 많이 늘었다. 또 여기선 새로운 친구도 만날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한국생활 5년이 넘는 중장기단계 대상자들에겐 자발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부부‧고부 사이의 원만한 가족관계를 돕는 강좌나 취업 지원 프로그램, 학부모 교육정보 등이다.
특히 이민자들이 직접 지역명소를 소개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강좌는 신청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스스로 요리, 언어 등 특기를 살린 봉사단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김옥실씨의 경우 한식조리사 자격증반을 수강하던 중 강사의 권유로 갓 이주 온 결혼이민여성에게 반찬 나눔 봉사를 3년째 이어오고 있다.
김씨는 “지금은 다문화가정에 봉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지역의 홀로어르신, 저소득 이웃 등에도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봉사를 권한 송숙희 강사는 “결혼이민여성들이 배움을 통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지역에 봉사하면서 한국사회에서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 욕구가 강한 이들을 위한 지원도 늘려가고 있다.
시가 지난 해 9월 개최한 결혼이민자를 위한 미니 취업박람회엔 9개 기업과 결혼이민자 106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언어적 한계 때문에 3건 정도 성사됐지만 이민자들은 구직활동을 위한 상담과 직업선호도 적성검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취업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시는 격년으로 취업박람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시는 외국 출신 주민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학교, 기업 등으로 찾아가는 다문화 이해교육도 연간 350여회 진행한다.
이민자들은 직접 강사 교육을 받을 정도로 뜨거운 열의를 보이고 있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결혼, 취업 등을 위해 이민 온 외국인주민들도 106만 용인시민의 일원”이라며 “이들이 우리 시에서 자긍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정착에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