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애그플레이션 몰려온다

비싼 밀 국내반입 시작…작년 오른 우유 값도 또 오를 듯

2013-10-14     신재호 기자
[매일일보]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한 국내 물가 상승 압박이 조만간 본격화할 전망이다.이르면 11월부터 밀가루를 시작으로 주요 소비재를 중심으로 연쇄적인 애그플레이션(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관련업계와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밀가루, 옥수수, 대두 등 국제 곡물가격은 세계적인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지난 6월 이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이미 역대 최고치를 잇달아 갈아치웠다.이러한 곡물을 수입해 밀가루 등을 만들어 국내에 유통하거나 사료 등 2차 재료로 이용하기까지 통상 4~7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11월 정도부터 우리나라도 애그플레이션의 직접 영향권 아래 들어가게 된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7월 발표 자료에서 “2012년말부터 애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예상되는 가격 상승률로는 내년 1분기까지 ▲밀가루 30.8% ▲전분 16.3% ▲유지류 11.2% ▲사료 10.2%를 제시한 바 있다.당장 가격 압박을 받는 분야는 밀가루다. 12일 시카고 상품거래소 기준 원맥은 부셸당 880센트로 지난 2년 이후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인 지난 1월 평균 국제시세와 지난달 시세를 비교하면 40% 가까이 상승했다.옥수수와 대두 등 사료값이 오르면서 우유 값도 불안하다. 서울우유를 비롯한 대부분 업체들은 지난해 11월 원유 값 상승분을 반영해 우유 값을 일제히 10% 안팎에서 올렸다.통상 3년에 한 번씩 원유 값이 조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내년까지는 같은 수준을 유지해야 하지만, 사료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내년에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우유 시장은 3조5천억원 규모지만 커피·빵·아이스크림·유제품 등 2차 제품까지 합치면 우유 값 상승의 후폭풍 범위는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