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라는데 치킨·떡볶이·김밥 등 외식물가는 '껑충'
외식품목 상승률 1위는 '죽'…전년동기 대비 8.8% 상승
전체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에 0.6% 상승에 그쳐
2020-05-22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정부 공식 물가지표인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0%대에 머무는 저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치킨과 떡볶이·김밥 등 서민들이 평소에 즐겨 애용하는 외식물가는 껑충 오르고 있다. 급속한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장바구니·외식·개인서비스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치킨 소비자물가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7.2% 올랐다. 2009년 12월 7.5% 상승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가 2009년 가격을 올린 후 수년간 1만원대에서 머물렀던 치킨값은 지난해 5월 교촌치킨 등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배달비를 별도로 받기 시작한 영향으로 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후 치킨값 상승률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3%대를 나타내다 BBQ가 주요 치킨 가격을 1000∼2000원씩 올리면서 11월에 상승률이 5.6%로 껑충 뛰어올랐다. 더욱이 굽네치킨, BHC 등이 최근 잇따라 배달비를 따로 받자 치킨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더 커졌다.
치킨값 상승률은 전체 외식 품목 중 죽(8.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죽은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가 3월 들어 가격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높아졌다. 이밖에 경제능력이 없는 학생들과 서민들이 즐겨먹는 떡볶이와 김밥, 라면 등 분식점 메뉴의 물가도 크게 올랐다. 김밥이 5.9%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떡볶이 5.0%, 라면 4.3%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짬뽕 4.1%, 짜장면 4.0%, 된장찌개 백반 4.0%, 냉면은 4.0% 상승해 4%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햄버거는 2.3%, 삼겹살은 2.2% 상승해 상대적으로 낮은 2%대 상승률을 보였다. 스파게티는 1.8%, 도시락은 1.5%로 1%대 상승률을 나타냈고 피자는 1년 전에 비교해 가격변화가 없었다. 생선회는 오히려 1.0% 내렸다. 같은 기간 외식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였다.
한편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영향 등에 따라 0.6% 상승에 그쳤다. 특히 1~4월 누적 물가 상승률은 0.5%로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