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바른미래’ 손학규 면전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나이 들면 정신퇴락, 민주투사가 독재할 수도”
2020-05-22 조현경 기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바른미래당내 당권파와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당권파의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손 대표의 면전에서 손 대표를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나오는 등 당내 갈등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손 대표는 22일 전날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의 요구로 열린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이 요구한 5개의 안건 상정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며 모두 거부했다. 이에 반당권파 최고위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하 최고위원은 “지금 청와대와 자유한국당 사이에 ‘독재자의 후예’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한번 민주투사였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독재자가 될 수 있고, 한번 민주투사였던 사람이 당 대표가 되면 당을 독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이 개인 내면의 민주주의”라며 “나이가 들면 정신이 타락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손 대표는 당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당무 수행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1970년대 서울대 졸업 후 빈민운동과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바 있다. 이 최고위원도 4·3보궐선거 여론조사 비용 유용 의혹 조사와 보궐선거 당시 자신이 음주유세를 했다고 공개석상에서 주장한 손 대표 측근 임헌경 전 사무부총장과 당직자들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며 손 대표를 압박했다.
이처럼 손 대표에 대한 공세가 계속되자 손 대표가 임명한 임재훈 사무총장은 “최고위원들의 애당심과 열정을 높이 평가하고 존경한다”면서도 “하 최고위원의 말 중에 ‘나이가 들면’ 등의 발언은 어르신이 듣기에 불편한 발언”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후 임 총장의 발언이 길어지자 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이 아닌 사람은 그만 말하라”라고 저지했고 임 총장은 당 대표를 통해 발언권을 얻었다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손 대표는 “당대표로서 공격을 받고 있지만, 금도가 살아있는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 최고위원은 “(회의 도중 발언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손 대표를 구체적으로 지칭한 발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일 오전 10시에 재차 긴급 임시 최고위 소집을 요청할 것”이라며 “또 안건 상정은 안 하는 조짐이 보이면 자구책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