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에 밀린 수출 활성화 대책...홍남기 “당장 급한 사안부터 처리”
섬유패션산업 활력제고방안과 소비재 수출 활성화방안 논의 연기
2019-05-29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예정된 안건이었던 소비재 수출 활성화방안까지 제치며 국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착수 방안과 집행 후 조치들을 정부부처 장관에 호소했다.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35일째 묶여 있는 가운데 집행 시기를 놓칠 경우 하반기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 간담회에서 "지난 4월 25일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이 5월이 끝나가는 이날까지 심의조차 시작되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며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추경안이 하루빨리 통과되는 일"이라고 했다. 이날 홍 부총리는 당초 회의 안건을 수정하며 추경 처리 논의를 우선순위로 들고 왔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이번 회의에서는 섬유패션산업 활력제고방안과 소비재 수출 활성화방안이 안건으로 올라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홍 부총리의 지시로 안건에서 제외됐다. 홍 부총리는 "여러 안건이 있지만 다음주에 상정할 것"이라면서 "추경 국회심의에 대응하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골격, 서비스 및 제조업 전략에 대한 기본틀과 내용에 대해 경제장관회의 간 집중적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정책과제 의견을 수렴하려 한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국회의 조속한 추경 처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경 통과가 늦어지면 늦어진 만큼 사업 집행기간이 짧아지고 애써 마련한 추경효과는 그만큼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추경안에 포함된 '청년 추가고용장려금' 사업 예산도 예로 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안간힘을 쓰며 분투중인 우리 기업과 소상공인, 청년 취준생 등의 절박한 사정을 고려해 다음주라도 국회에서 추경 심의가 착수될 수 있도록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추경안에는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무역금융 확대와 위기 지역 중소기업 긴급자금 공급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융자자금 확충과 중소기업 청년 추가고용장려금 사업 등 서민 지원 예산도 포함돼 있다.
홍 부총리는 "추경 사업 모두가 일분일초가 아쉬운 사업들"이라며 "관계 장관께서도 추경 준비 상황을 최우선적으로 점검하고 국회 심의에 대비해 추경 확정 때 정부의 신속한 집행 계획 등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홍 부총리를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보건복지부·농림축산식품부·행정안전부 등 각 부처 장관이 참석했다.
홍 부총리의 추경 우선 방침은 청와대의 지시와 맞닿아 있다. 전날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홍 부총리의 정례 보고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추경안 신속 통과 및 재정 조기 집행과 함께 기업투자 심리가 살아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급선무"라고 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선 다음달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도 논의됐다. 정부는 △투자·수출·소비 등 경기 보강과 산업 전반의 혁신 확산 △사회안전망 강화 등 민생여건 개선 노력△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등 3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홍 부총리는 전날 문 대통령의 민간 투자 활성화 발언을 언급하며 제3단계 기업투자 프로젝트 발굴, 서비스산업 혁신전략, 제조업 비전 및 전략 등을 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