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임위 청년 대표 김영민 "노동계도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연대 고민 중"

알바 청년들 구직난에 "저임금 구조 바뀌며 진통 겪는 중"

2019-06-02     박숙현 기자
김영민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김영민 최저임금위원회 청년 대표 근로자위원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관련 노동계 내부에서 자영업자와의 상생에 대한 목소리가 지난해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축소에 대해선 "과한 해석"이라며 최저임금 속도조절보다 자영업자나 최저임금 영향권에 있는 이들에 대한 법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김 사무처장은 2일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정부여당에서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는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에 대해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면서 저임금 계층에서 임금하락이 발생했다"며 "법 개정에 따른 임금하락이 나타나지 않으려면 일정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은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 인상을 전제하고 바꿨던 것"이라고 했다.

김 사무처장은 다만 "(최저임금위에서 활동하는) 노동계에서도 소상공인·자영업자와의 연대와 상생을 중요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 논의 과정에서 속도조절보다 저임금 노동자와 자영업자의 '을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데 방점이 찍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2017년에 처음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을 결정할 때도 논의과정에서 최저임금위 차원에서 자영업자의 대책을 건의하는 정책 요구를 채택하자고 노동계가 제출했는데 경영계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가는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반대했다"며 "을들의 연대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단체는 소상공인 계층을 대변해 올바른 해결방안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최저임금 인상 반대에만 활동이 두드러졌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않는다고 풀리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어떻게 경제민주화를 하고 상생의 경제구조를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책임있게 같이 고민해나갈 것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김 사무처장은 최저임금 속도조절을 하되 주휴수당 적용 완화 등 자영업 대책을 강화하는 방향에 대해선 최저임금 인상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그는 "두 개의 문제는 각각 해결돼야 할 것"이라며 "자영업 문제는 사실 많은 이들이 노동시장에 내몰려 생긴 것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장시간 저임금 불평등 문제를 바꿀 수 없다. 자영업 문제는 자영업대로 해결돼야 할 부분이고 주휴수당은 임금체계의 문제다. 주휴수당 적용 완화 문제는 최저임금을 깎자는 얘기"라고 했다. 그는 또 "15시간 미만 일하면 생계보조자 성격이라 유급주휴를 보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데 초단시간 근로자가 급증한 지금 현재 노동시장이나 경제흐름에 맞지 않다"며 "오히려 15시간 미만 근로자들에게도 주휴수당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저임금 차등적용 주장에도 "차등적용을 하면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인지가 떨어지게 되고 노동법 권리를 보호받고 있는지 따지기 어려워진다"고 했다.

김 사무처장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층 사이에서 최저임금 부작용으로 일자리가 줄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아르바이트가 줄어든 게 경기변동 탓인지 최저임금 탓인지 사실 구별하기 어렵다"며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후 직접 가계를 운영하는 경우가 늘었는데 우리나라 자영업 시장에서 그동안 대체로 싼 인건비를 통해서 굴러왔기 때문에 지금 조정과정에 있는 것이다. 구조를 바꾸는 게 진통이 없을 순 없다"고 했다. 이어 "자영업 문제는 임대료 문제나 편의점의 경우 25시간 영업 강제 유도 등 여러 문제들이 얽혀져 있다"며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물가 인상 등으로 최저임금 급격 인상이 불필요하다는 청년층 지적에 대해선 "물가 인상은 일상적으로 접하는 서비스 물가가 올라서 그렇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싼 값에 사람들을 편하게 써왔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서로 불편해져야 한다"며 "실업부조나 근로장려금을 좀 더 확대하는 등 각자 처지에 맞는 복지·재분배 정책이 강화돼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률을 낮춘다고 제도개선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제도개선을 종합적으로 풀 수 있는 곳으로 기대했던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했다.

김 사무처장이 소속된 청년유니온은 서울·경기·부산·대구·인천·경남·광주에 지부를 두고, 민주노총의 추천으로 2016년부터 최저임금위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