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株 대주주 지분 매각으로 차익실현...개미들 '원성' 자자

대주주 지분 매각은 주가 하락 신호?

2013-10-21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금융당국의 수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급등했던 테마주들이 대주주 지분 매각을 신호로 주가가 급락해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싸이 테마주인 디아이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인 이애숙씨는 지난 15일 보유 지분을 일부 처분했다.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던 디아이는 정확히 다음날부터 급락,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맞았다.또 다른 싸이 테마주인 디아이디 역시 최대주주인 일본 기업이 12일과 15일 각각 2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디아이디 역시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두 기업 모두 최대주주가 정확히 주가 최고점에 지분을 매각한 것이다.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하다.대선 후보들의 공통된 정책 공약인 ‘경제민주화’를 등에 업고 주가가 급등한 경봉과 KG이니시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경봉의 최대주주인 양남문 대표는 보유지분 70만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처분해 11일자로 지분율이 6.64% 낮아진 35.33%로 변동됐다고 공시했다. 보통 변동일은 결제일 기준으로 2거래일 앞서기 때문에 양 대표가 지분을 매각한 실제 매매일은 이틀 앞선 9일로 추정된다.양 대표는 이번 거래를 통해 47억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얻게 됐다.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을 전후로 본격적으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분 매각 공시가 나온 18일에는 하한가를 기록했다.9월 중순 장 중 한때 1만원을 넘겼던 주가는 현재 5000원대 초반으로 만약 고점에서 매수한 투자자라면 주가가 반토막 난 것이다.KG이니시스 역시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7월 7000원대에서 지난 15일 1만5500원으로 연고점을 작성할 때까지만 해도 일반 투자자들은 대박의 꿈을 그리고 있었다.하지만 16일 2대주주인 사모펀드가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그날 바로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후 주가는 약세를 거듭하면서 4거래일 만에 고점대비 3000원 가량 떨어졌다.도미누스의 'NV에쿼티펀드1호사모투자 펀드'는 KG이니시스의 보유 지분 533만3333주(21%)를 대량매매(블록딜)로 주당 1만3500원에 전량 매각해 불과 1년만에 투자원금 80%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다.대주주의 지분 매각 이후 주가가 급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은 이들에 대한 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디아이 투자자들은 주식을 처분한 특수관계인 뿐 아니라 싸이에 대해서도 원망을 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싸이의 미니홈피에 찾아가 자살을 하겠다는 난리를 피우는 등의 소란을 벌이기도 했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테마주 광풍에 휩쓸린 일반 투자자의 의식도 문제지만 주가 급등을 차익실현 기회로 여기고 있는 대주주들의 태도도 안타깝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