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사과 요구는 독선" vs 한국 "항복 요구는 독선"

국회 정상화 논의 평행선...이인영 "협상 여지 있다"

2020-06-03     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6월 임시국회 소집을 앞두고 여야가 합의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일하는 국회'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국회 파행 계기인 '패스트트랙 지정' 행위를 두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한 서로의 요구가 '독선'이라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전날 결렬된 국회 정상화 합의에 대해 "이미 국민의 절반 이상은 국회 파행의 책임이 주로 한국당에 있다고 보고 있다. 여야 간에 정치적인 논란이나 갈등은 피할 수 없지만 제1야당 혼자서 무한정 국정에 발목을 잡아서는 정말 안 될 것"이라며 "싸우더라도 국회를 열고 민생현안과 추경안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정상화 협상을 맡고 있는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과도한 요구는 국회정상화에 도움이 안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협상을 안 하겠다는 의사표시도 된다"라며 "그런 정신과 일련의 행동은 지독한 독선"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표면적으로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철회와 사과를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내건 상태다.  

이 원내대표는 단독 국회 소집도 여전히 방안 중 하나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요청도 있었고, 또 헝가리 비보로 온 국민이 안타까워하는 이 시점에서 정쟁을 재발화하지 않기 위해서 단독국회 소집도 미뤄왔다"며 "이 상황을 자유한국당은 아전인수 하지 말고, 심사숙고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당과 타협 불가'라는 당원 여론을 전하며 "시급한 민생과 추경처리를 위해서 대승적 차원에서 우리당은 협상에 유연하게 임했고, 지금까지 협상해 왔다는 점을 부정하시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같은 시각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 회의에서도 '독선' 발언이 나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관련 청와대 관계자 발언을 언급하며 "3당 대표가 그나마 해법을 모색하는 가운데 불청객인 청와대가 또 끼어들어 갈등을 부추긴다"며 "이것이 청와대의 야당을 대하는 오만과 독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나설수록 국회의 문은 더더욱 열리지 않는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국회 정상화 조건이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수의 횡포로 운영되는 비정상 국회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악법과 독재법을 또 밀어붙일지 모른다"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철회만이 민생 국회를 다시 여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회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붕괴시켜버린 패스트 트랙 폭거를 이대로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했다. 여야 지도부가 발언 수위를 다시 높였지만 협상 대화 채널은 여전히 가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 추가경정예산 처리 등 한국당 협조가 필수적인 민주당은 한국당과 추가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단독 소집 가능성에 대해 "아직 그럴 때는 아닌 것 같다"며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