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일대일+5당 회동” vs 한국당 “일대일+3당 회동” 힘겨루기

손학규 “강기정, 한국당 빼고 4당 회동 제안” 폭로 손 대표 폭로에 靑 '순방 전 회동' 물밑 협상 공개 황교안 “1대1 어려우면 3당회동 직후 대화는 용인”

2019-06-04     김나현 기자
자유한국당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청와대가 오는 7일 오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요구한 단독영수회담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을 한국당에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에 나서기 전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한국당은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5당 대표가 아닌 원내교섭단체 3당 대표만이 회동에 참석해야 한다고 역제안을 내놨다. 하지만 3당 회동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게 문 대통령의 확고한 생각이어서 서로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청와대로부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회동을 제안받았다고 폭로하면서 공개됐다.  손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강기정 정무수석이 어제 저를 방문해 대통령과 4당 대표의 회담을 제안했지만 제가 거부했다”며 “한국당이 빠진 대통령과 4당 대표회담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은 어떻게든 한국당을 대화로 끌어들여야 한다”며 “5당 회담이든 개별회담이든 한국당을 배제하고 무슨 국회와 의논을 하려 하느냐고 강 수석에게 이야기했다”고 했다. 손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이날 강 수석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자처했다. 강 수석은 “지난주 금요일(5월 31일) 5당대표 회동과 황 대표와의 1대1 회동을 동시에 추진하자는 제안을 드렸다”며 전날에는 송 대표와 황 대표 측을 비롯해 당 관계자들을 만나 5당 대표 회동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도 원내 교섭단체 간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과정에서 4당 대표만 만나는 것은 협상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으므로 지켜보는게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청와대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하고 교섭단체 대표 3당 회동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일 늦게 답이 왔는데 여전히 1대1 회동 또는 교섭단체대표 회동, 즉 3당 대표 회동과 동시에 한국당과의 1대1 회동을 제안했다”며 “역제안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강 수석이 여러 차례 황 대표를 직접 만나 국회 정상화 등과 관련한 제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나누려고 했으나, 황 대표를 직접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이러한 청와대의 입장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강 수석이 와서는 한국당을 뺀 4당 대표 회담을 얘기했다. 그래서 내가 그건 모양이 안 좋다. 한국당을 같이 끌여들여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현재 청와대는 7일 오후로 제시한 제안이 아직 유효하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국당이 거부하긴 했지만) 7일 오후 5당대표 회동과 일대일 회동을 동시에 하자는 청와대의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한국당에서 황 대표가 큰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을 다시 제안했다. 황 대표는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 출범식’ 인사말에서 “대통령께서 9일 (북유럽) 순방을 나가시는 걸로 알고 있다”며 “여당에 국회 정상화를 지시했지만 그런 지시만할 것이 아니라 순방 전에 제1야당 대표와 만나 진솔한 대화의 기회를 갖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출범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1대1 회담을 원하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3당 원내교섭단체 회동 직후 일대일 대화까지는 용인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