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의 ‘별’ 롯데, 날개가 없다

한때 외식업계 평정했지만…최근엔 몸집줄이기 바빠

2013-10-22     신성숙 기자

[매일일보] 외식업계의 ‘별’, 롯데가 지고 있다.

카페베네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블랙스미스가 이달 말 6개 매장을 추가로 더 열겠다고 공표한 가운데, 블랙스미스는 매장 수 기준 패밀리 레스토랑 ‘Big 4’ 반열에 올랐다.

반면 롯데그룹에서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TGIF)는 그나마 끝자락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던 ‘Big 4’ 자리에서 한 발 물러나게 됐다.

이로써 2000년대 초반까지 서울 지역 일대를 호령하던 패밀리 레스토랑 1위 브랜드 TGIF의 명성이 무색케 됐다.

TGIF의 몰락…점포수 반토막
롯데리아, 건강식품에 밀려
커피전문점 시장 포화 상태

롯데그룹은 2002년 TGI 프라이데이즈를 운영 중이던 ㈜푸드스타로부터 지분 70%를 501억원에 인수, 단숨에 외식업계 1위에 올라섰다.

당시 롯데의 TGIF 인수합병(M&A)은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롯데는 그 때 이미 국내 패스트푸드 1위 브랜드인 ‘롯데리아’로 외식 사업계를 평정한, 그야말로 외식업계의 ‘별’로 군림했다.

롯데가 TGIF를 손에 넣어 롯데의 자금력과 유통망을 총 동원해 TGIF 키우기에 나선다면 TGIF의 성장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당시 업계의 반응이었다. 후발주자들은 TGIF의 ‘독주’를 영영 따라잡지 못할 것이
라는 전망마저 나왔다.

하지만 한 때 점포수를 60개까지 늘리면서 후발 주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TGIF는 토종 브랜드들의 성장세에 밀리는 수모를 겪고 있다.

경영난에 직면한 TGIF는 2008~2009년에 점포수를 30개까지 줄이며 '다이어트'를 시도한 끝에 적자 경영의 늪에서 벗어났다.

그 사이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 상황은 토종 브랜드들이 호령하는 시장으로 변모했다.

현재(10월 22일 기준) 매장수 기준으로는 애슐리가 116개, 아웃백 106개, 빕스 83개, 블랙스미스 41개, TGIF 39개 순이다. 이달 말까지 블랙스미스는 4개 매장을 추가로 더 열 예정이다.

매출액 규모로는 2010년 이후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빕스가 3000여억 원 수준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아웃백의 매출액은 2700여억 원, 애슐리는 1500여억 원, TGIF는 600여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뿐만 아니라 TGIF와 더불어 롯데 외식사업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리아도 상황은 어렵다.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추세기 때문이다.

롯데리아는 다양한 웰빙 트렌드를 담은 메뉴들을 새로 선보이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금융감독원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0년말 기준 롯데리아의 매출액은 5674억3100만원, 당기순이익은 260억7600만원을 기록했다. 1년이 지나 2011년말 기준 롯데리아의 매출액은 7270억1500만원, 당기순이익은 395억4100만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롯데리아가 2011년 12월에 롯데나뚜르와 합병을 통해 힘들이지 않고 매출 증가를 이룬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매출과 순이익 모두 감소했다.

롯데나뚜르의 2010년말 기준 매출액 5674억3100만원, 당기순이익은 139억2000만원으로 두 회사의 실적을 합쳐도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는 미미한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도 별 재미를 못보고 있다.

롯데리아는 ‘엔제리너스’ 브랜드를 강화해 커피 시장에서 야심찬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커피 전문점 시장도 최근에는 양적 포화를 이루고 있어 입지를 구축하기가 녹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