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조’에서 36년 만에 4강 신화 재현까지
포르투갈·아르헨티나·남아공과 조별리그 2승 1패
16강전 ‘숙적’ 일본 격파… 역대 최고 성적 예약
2020-06-09 한종훈 기자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리틀 태극전사들이 마침내 멕시코 4강 신화를 재현했다. 이제는 역대 최고 성적과 첫 우승을 향해 달린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9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세네갈에 연장 혈투 끝에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3-2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이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을 낸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신화를 재현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포르투갈·아르헨티나 등이 속한 이른바 ‘죽음의 조’ F조에서 2승 1패,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이어 숙적 일본을 1-0으로 돌려세우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날 세네갈까지 꺾고 4강에 진출해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까지 살렸다.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1차전 0-1 패배 이후로는 남아공과 조별리그 2차전 1-0 승리부터 4연승 행진이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로 재능을 드러내고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한국축구로서는 큰 수확이다.
한국은 지난 1977년 시작한 이 대회에서 2회째였던 1979년 일본 대회 때 처음 본선에 진출했다. 처음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4강 신화로 유명한 1983년 멕시코 대회다.
당시 박종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스코틀랜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0-2로 패했다. 하지만 개최국 멕시코를 2-1로 제압하고 분위기를 바꾸더니 3차전에서 호주를 2-1로 제압했다. 한국은 8강에서 우루과이를 만나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 4강까지 진출했다.
4강에서는 브라질을 상대로 전반 14분 김종부가 선제골을 넣었으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폴란드와의 3~4위 결정전에서도 연장전까지 벌여 1-2로 분패하는 바람에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1991년 포르투갈 대회에는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다. 아르헨티나와의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는 등 1승 1무 1패,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하지만 브라질에 1-5로 지는 바람에 4강 신화 재현은 무산됐다.
이후 한국은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브라질에 3-10 참패를 당하는 등 역대 최악의 성적인 1무 2패로 조 최하위에 그치기도 했다. 2003년 아랍에미리트 대회에서 다시 16강에 올랐으나 2005년과 2007년에는 본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09년 이집트 대회와 2013년 터키 대회에서는 8강에 올랐고, 이번에 4강 신화까지 다시 썼다. 특히 아프리카 강팀 세네갈에 체력, 체격조건에서 모두 열세였지만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를 펼치며 4강에 올랐다.
한국은 12일 오전 3시 30분 루블린에서 에콰도르와 4강전을 치른다. 에콰도르를 꺾으면 역대 최고 성적 뿐만 아니라 사상 첫 우승에도 도전 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