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시장 지각변동] 車 시장 트렌드 변화…키워드는 ‘공유’와 ‘서비스’

완성차 업체들도 제조산업에서 서비스 부문으로 전환 필수 현대차그룹, 그랩 등 전 세계 차량공유 기업에 대대적 투자 트렌드 전환의 과도기, 차량공유 기업들도 낮은 수익성 과제

2019-06-11     문수호 기자
정의선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공유를 희망하고 있다. 우리의 비즈니스를 서비스 부문으로 전환한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자동차업계 트렌드 변화를 주시하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5월 22일 서울에서 열린 칼라일 그룹 초청 단독대담에서 내놓은 해법이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의 수장이 밝혔듯이, 최근 자동차 업계 트렌드는 단순 판매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되는 경계에 서 있다. 이는 자동차의 소유의 개념이 카셰어링을 통한 공유로 전환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물론 자동차 공유로 차 소유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실제 미국의 자동차 소유율은 우버가 등장한 이후에도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공유 경제로의 전환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실제 현대차그룹내 고위 관계자는 10년 내 자동차 시장에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더 이상 한 가정에 자동차를 여러 대 보유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필요시 비용을 주고 이용을 하는 것이 기회비용 측면에서도 훨씬 저렴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젠 세계 어디를 가도 차를 렌트할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간단한 호출로 호텔이나 공항 앞까지 우버택시가 고객을 태워주는 택배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2년간 현대차그룹의 행보도 이 같은 예측을 따르고 있다. 지난해 동남아 최대 카셰어링 업체인 그랩에 2억7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인도 카셰어링업체 레브와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기업 마고, 호주의 P2P 카셰어링업체 카넥스트도어 등과 연이어 협력 관계를 밝힌 바 있다. 자율주행차의 대두 및 공유경제 시대의 도래가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보는 전망도 늘고 있다. 물론 과도기에 따른 진통은 피해갈 수 없다. 택시와 같은 전통 사업과 혁신으로 대표되는 우버택시에 대한 논란은 세계적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택시업계의 생존권이 걸린 만큼, 쉽사리 공유경제로의 전환에 대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기존 택시를 탈 것인지, 서비스가 대폭 업그레이드 된 새로운 개념의 운송수단을 이용할 것인지는 고객이 선택해야 한다. 또 큰 비용을 지불하며 차를 살 것인지, 필요할 때마다 지출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도 소비자에게 있다. 산업이 자동화가 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면 자동화 로봇과 관련된 수많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다. 기존 택시업계가 축소되도 공유 개념을 이용한 또다른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물론 자동차업계에서 카셰어링을 통한 공유경제의 성공까지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카셰어링 업체의 수익성 문제는 아직 해외에서도 카셰어링 업체들이 성공했다고 보장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우버나 리트프는 물론, 중국의 디디추싱, 국내 쏘카, 현대차가 투자한 동남아시아의 그랩과 인도의 올라 등 주요 차량공유 기업의 수익성은 낮다. 공유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오는 진통도 피할 수 없다.

현재 국내에선 ‘타다’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웨이고’, ‘우버택시’ 등 플랫폼 택시가 등장하고 있다. 완전한 차량공유 서비스로의 전환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국내 규제를 감안할 때 택시업계와의 상생모델을 택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차량공유 서비스가 자유경제 시장에서 수익성 등을 문제로 살아남지 못한다면 자연도태될 것이고, 살아남는 법을 찾는다면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재촉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도 세계적 변화에 따른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단지 성공을 확신할 수 없어 성공여부를 지켜보는 것을 혁신이라 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