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발암물질라면, 무해하지만 국민 우려 감안 회수”

유통기한 남아있는 4개 사 9개 제품 ‘업체별 자진회수’

2012-10-25     임현빈 기자

[매일일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5일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된 농심 라면 등 4개사 9개 가공식품을 회수키로 했다. 회수 방법은 업체별 자진 회수로 정했다.

앞서 식약청은 24일까지만 해도 “벤조피렌이 검출됐지만 평생 먹어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정도로 미미한 양”이라고 강조해왔지만 하루 만에 전량 회수·폐기로 입장을 바꾼 까닭에 대해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벤조피렌 기준을 초과한 가쓰오부시가 들어간 농심 라면 제품의 스프를 식약청이 조사한 결과 ‘얼큰한 너구리’, ‘순한 너구리’(이상 봉지라면), ‘너구리컵’, ‘너구리 큰사발면’, ‘새우탕 큰사발면’, ‘생생우동’(이상 용기면) 등 6개 제품의 스프에서 최고 4.7ppb의 벤조피렌이 검출됐다.

당시 식약청은 검출 농도가 건강에 해를 미치는 수준이 아니라는 이유로 회수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검출 사실도 공개하지 않았다.

식약청 관계자는 “비록 벤조피렌 기준이 초과된 원료인 (주)대왕의 가쓰오부시(훈제건조어육)를 사용했더라도 스프 등으로 제조되는 과정에서 소량이 남아 있는 것이 건강에 위해한 정도는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국민의 우려를 감안해 가쓰오부시를 공급받은 해당 업체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시정명령)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행정처분 대상은 ▲농심 ▲태경농산 ▲한국에스비식품 ▲동방푸드마스타 ▲동원 홈푸드 ▲정품 ▲민푸드 시스템 ▲화미제당 ▲가림산업 등 9개 업체다.

또한 해당 부적합 원료를 공급받은 9개 업체 30개 품목 중에서 유통기한이 남아있는 4개사 9개 제품(▲농심 ‘얼큰한 너구리’ 분말스프, ‘새우탕 큰사발면’ 분말스프, ‘순한 너구리’ 분말스프, ‘생생우동용기’ 후레이크, ‘얼큰한 너구리’ 멀티팩, ‘생생우동’ 후레이크 ▲동원 홈푸드 ‘동원생우동해물맛’ 분말스프 ▲민푸드 시스템 ‘어묵맛조미’ ▲화미제당 ‘가쓰오다시’)에 대해서는 즉시 회수조치를 내렸다.

회수 기한은 오는 11월 10일까지며, 자진회수 기간 이후에는 관련 지자체와 함께 이행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아울러 가쓰오부시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벤조피렌 기준 준수 여부 등도 조사한다.

한편 식약청은 이번 일을 계기로 완제품에 대한 기준 마련 방안을 검토하고 그간 조치의 적절성에 대하여 재평가하는 등 제도개선도 병행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원료에 기준이 설정된 원재료가 완제품에 들어가는 경우, 완제품 제조업자가 원재료에 대한 자가품질검사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식품위생검사기관의 시험 검사 결과에 대한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훈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벤조피렌 저감화 방안 및 HACCP 적용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