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스토어’, 제3의 유통공룡으로 급부상

이마트·CJ·GS 앞다퉈 시장 확대…대책마련 시급

2013-10-26     신성숙 기자

[매일일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영업제한으로 국내가 들썩이는 가운데 신종 마트형태인 드럭스토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형마트 규제 사각지대서 급성장, 골목상권 위협
홍일표 의원 “대기업들 편법·꼼수도 가지가지”

24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홍일표 의원(인천 남구갑)은 대형마트나 SSM, 편의점과 같은 전통적인 유통업체의 분류에 들지 않아 규제를 받지 않는 드럭스토어의 실태 파악을 정부측에 요구했다.

홍 의원은 “대기업이 도입한 드럭스토어가 올들어 389개로 폭증했다”며 "소형마트와 차이가 없는 드럭스토어의 급증은 골목상권에 피해를 입히는 만큼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드럭스토어’는 생필품과 약을 함께 파는 외국계 소매점이다. 최근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매장의 구성이 점점 생필품이나 식음료 구성을 늘리며 편의점, 슈퍼의 모습과 비슷해지면서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제3의 존재로 대두되고 있다.

드럭스토어의 매출 규모는 2008년에는 860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1년에는 3300억 원으로 4년 새 3.7배가 증가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3대 드럭스토어인 CJ올리브영, W스토어, GS왓슨스는 2007년 전국 점포수가 80여개에 불과했으나 올해 384개로 4.8배 늘어났다. 드럭스토어 대표주자인 CJ올리브영은 점포수가 2009년 71개에서 현재 223개로, W스토어는 26개에서 68개로, GS왓슨스는 63개에서 93개로 증가했다.

여기에 이마트의 ‘분스’, 카페베네의 ‘디셈버투애니포’, 영국의 유명 드럭스토어인 ‘부츠’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무주공산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CJ올리브영은 올해 연말까지 매장수를 400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GS왓슨스 역시 80개 매장, 1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도 연내로 드럭스토어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 앞으로 전체 매장수와 시장 규모는 더욱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같은 대기업들의 드럭스토어 진출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분별하게 매장을 확대하는 행보는 최근 정ㆍ재계의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어떤 식으로 제품 구성을 하던지 법적규제를 받지 않으니 대기업으로서는 좋은 유통 수단이 된 것”이라며 “드럭스토어를 운영하는 대기업은 자발적으로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신규출점 거리제한이나 편의점이나 마트, 슈퍼마켓과 겹치는 상품군이 몇% 이상 들어오면 안 된다는 규정을 설정하는 등 상생을 솔선수범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도 중소상인이 피해를 입으면 그때서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대책을 마련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유통산업에 대한 면밀한 관심과 실태파악을 통해 피해예방에 힘써야한다”고 강조했다.